"50여년동안 그리던 고향땅을 다시 밟다니...." "조국땅을 밟아보는 것이
평생 소원이었는데...."
25일 하오 7시45분 대한항공 특별전세기편으로 한민족체전 소련선수단과
함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사할린교포 41명은 감격스러움에 눈시울을 적시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10대 소년 소녀의 어린나이로 고향을 떠났던 이들은 40-50년만에 머리가
희끗희끗 해진 모습으로 이날 고국땅을 밟게 되자 "이제는 고향을 다시 보게
되어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그동안의 고국에 대한 향수를 털어놨다.
**** 공항대합실 회한과 감격의 눈물바다 이뤄 ****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국을 찾은 정상진씨(71, 문학예술부기자)는 "고향땅에
온것만으로도 말할 수 없이 감격스럽다"고 첫소감을 말했다.
정씨는 "비행기안에서 내려다 본 서울야경이 너무 아름다워 기내에 있던
교포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또한 형제교포인 이두봉(68), 석봉씨(65)는 지난 42년 경기도 이천군
장호원읍에서 살다가 강제 징용돼 사할린으로 끌려갔으며 6.25전쟁이
일어나면서 귀국길이 막혔다가 이번에 고향을 방문하게 됐다면서 "사할린에
남아 있는 동생들과 같이 오지못한 것이 한스럽다"고 말했다.
**** 단체방문성사는 이번이 처음, 오는 4일 출국 ****
사할린교포들의 감격스러움은 곧이어 공항대합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족,
친척들과의 극적인 상봉으로 눈물바다를 이루면서 절정은 이뤘다.
대부분 일제치하인 지난 30-40년대 사할린에 징용 또는 모집으로 끌려간
이들은 자신들이 반백의 나이가 된것도 잊은채 마중나온 형제 어머니등
가족을 끌어안고 목놓아 울음을 터뜨렸다.
이날 1층 입국장 로비에는 대한적십자사와 원양어업협회, 롯데월드등 기관,
단체, 기업체 관계자와 국내거주 친척등 500여명이 30여개의 환영플래카드와
피킷등을 들고 마중을 나왔으며 일부 친지들은 입국자 명단에 자신들이 찾는
교포의 이름이 들어있지 않자 실망한 빚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사할린 교포들은 이날 하오 9시10분께 친척들과의 담소를 아쉬운듯 뒤로
하고 대한적십자사가 마련한 관광버스편으로 숙박지인 워커힐 호텔로 떠났다.
사할린 모국방문단은 워커힐호텔에서 가족들과 다시 만난뒤 고향을 방문
하고 망향의 동산 참배, 산업시찰등의 일정을 마친후 오는 4일 출국할 예정
이다.
지난해 서울올림픽이후 사할린동포의 모국방문이 극히 일부 개별적으로
이루어진 일은 있으나 한-소당국간의 직접교섭에 의해 단체방문이 성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