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2년 EC (유럽공동체) 통합을 앞두고 유럽의 각 항구관계자들이
최근 우리나라를 잇달아 방문, 항만시설 홍보등 화물유치를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C가입 12개 국가가 국가간 관세를 없애며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면 현재
국가별 주요항구로서의 역할이 없어지고 대신 EC전체의 주요 항구 1-2개만
필요하게 되기 때문이다.
유럽항로를 운항하고 있는 한진해운 조양상선등 국적선사들도 이들 항구의
화물유치전에 발맞추어 기항지를 줄이는등 EC통합에 대비한 새로운 수송
체제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EC통합 대비 "우리 항구 이용해 달라" ***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벨기에의 앤트워프, 서독
의 함부르크, 프랑스의 르아브르등 유럽서부의 4개 대형항구의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 해운 및 무역관련단체와 정부기관을 방문, 컨테이너처리능력
배후수송망등 항만시설을 홍보하며 자국항구를 이용해 줄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EC통합에 대비, 자국항을 이용할 경우 세금혜택등의 우대조치까지
제시하고 있다.
서독 최대무역항인 함부르크항의 루드빅 베드 터미널 운영회사 이사장등
항만관계자 12명은 지난 18일 호텔 롯데에서 국내 해운 및 무역관계자들과
세미나를 갖고 한국해운 및 무역업체들이 자국항을 이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 각국 관계자 방한, 홍보 ***
이들은 개항 800주년 기념행사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상해 홍콩 방콕등
유럽행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극동아시아의 주요국가를 순방, 화물유치
홍보를 벌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특히 19일 이선기 무역진흥공사사장과
한국기업이 함부르크항에서의 전시 및 배송활동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네덜란드의 세계 최대 물동량 취급항인 로테르담항의 페퍼 (A Peper)
시장, 홀베그 터미널운영회사 이사등 항만관계자 26명도 지난 17일 양국의
산업 및 항만의 유대강화를 목적으로 입국, 현재 상공부 서울시 대한무역
진흥공사 해운항만청등을 순방하며 터미널시설 내륙수송망등 항구홍보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지난 5일 국내의 제일주화 가나다통상등 7개 중소기업들이
한국업체들로서는 처음으로 로테르담에 상품유통센터를 설치한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이들 기업체를 직접 방문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밖에 프랑스의 르아브르항의 극동대표 모낭씨등 10여명이 지난달초
입국, 해운 및 무역업계에 파리에서 가장 가까운 자국항의 이점을 내세우며
항구홍보활동을 벌였고 벨기에의 앤트워프항 관계자들도 지난 연말
킴스베르겐 시장등 44명이 입국, 항구홍보를 벌였다.
*** 92년이후 주요항 1-2곳만 이용될 듯 ***
이처럼 유럽의 항구관계자들이 화물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EC가
통합돼 EC가입 국가간 화물유통이 자유로워지면 세계각국선사들이
기항시간을 줄이기 위해 각국 항을 모두 들르지 않고 주요항 1-2개만
입항할 것으로 예상돼 자항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는 대책으로 풀이된다.
*** 국내선사 새 수송체제 부심 ***
유럽항로를 취항하고 있는 한진해운 조양상선등 국적선 관계자들도 EC가
통합되면 현재 기항하고 있는 르아브르 함부르크 앤트워프 브레멘하버등
5개항을 1-3개항으로 줄여 상품수송을 보다 신속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고 기항지를 줄이는 대신 육상수송체제의 보강과 소형선 투입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