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으로 예정된 EC(유럽공동체)의 시장통합이 점차 구체화됨에 따라
유럽자동차시장을 둘러싼 미일자동차메이커와 역내업체들간의 공방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공방전은 미일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되었으며 특히 일본메이커들의 공세가
두드러졌다.
일본의 자동차메이커들은 "미리입성한다"는 전략아래 80년대 중반부터
유럽현지공장건설에 주력했다.
닛산자동차가 현지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영국에 확실한 교두보를 마련해
놓았고 일본의 최대자동차메이커인 도요타도 영국에 현지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들은 한발 더나아가 서독 프랑스 스페인등 유럽 곳곳에 부품생산공장과
판매회사까지 세우고 있다.
유럽을 하나의 커다란 생산라인과 판매망으로 묶는다는 것이 일메이커들의
장기적인 유럽공략전략이다.
** 미일 현지생산/판매부문 하나로 **
일본보다 먼저 유럽에 진출한 업체들은 현지합작공장 건설의 단계를 지나
유럽의 대형업체를 사들이거나 아니면 생산라인의 한부분을 접수하는 새로운
작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대표적 사례가 포드사와 스웨덴 사브사 사이에 진행되고 있는 승용차부문
인수교섭이다.
아직은 미정이나 이교섭이 타결될 경우 포드사의 유럽현지 승용차생산은
타사의추종을 불허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장을 사수하려는 유럽 자동차업체들의 반격도 결코 만만하지
않다.
미일의 공세가 거세지는만큼 현지메이커들의 방어선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 EC 대규모투자 대세만회 노려 **
프랑스의 푸조사는 미제차 퇴치를 내걸고 개발한 605시리즈의 생산거점을
늘리기위해 14억여달러를 새로 투자하기로 최근 확정했다.
이탈리아 최대의 자동차메이커인 피아트사는 연산 30만대규모의 첫
해외승용차공장을 일메이커들의 아성인 영국에 건설, 그들과 일전을 벌인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푸조사와 피아트사는 이와 별도로 생산시설증대를 위해 각각 1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도 갖고있다.
유럽의 반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프랑스의 르노사, 서독의 폴크스바겐사, 영국의 로버그룹, 스페인의
에나사등 미일의 진출로 타격을 입은 거의 모든 메이커들이 새로운 획기적인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사에 편입된 로버그룹은 올해 일본의
혼다자동차와 자본제휴를 했음도 불구하고 따로 생산시설현대화를 위한
작업을 개시했다.
** 트럭분야 합작 전세계 장악 기도 **
유럽자동차메이커들의 움직임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피아트
푸조 에나사등 3사의 트럭부문 합작사업계획.
이들은 각사의 트럭부문을 합쳐 세계 최대의 트럭생산 기업집단을
만든다는 웅대한 계획을 세원호고 현재 교섭을 벌이고 있다.
트럭부문에 관한 유럽뿐만아니라 전세계를 장악하겠다는 얘기이다.
유럽의 자동차메이커들은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공세적 방어전략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유럽대륙은 앞으로 세계적 자동차메이커들이 격돌하는 최대
격전장이 될게 확실하다.
또 유럽각국이 자국업체들의 투자확대를 적극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자동차산업의 보호정책이 표면화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