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이후 방미와 오늘의 세계...일본의 책임 ***
세계는 9월초 전후하여 2차세계대전 발발 50주년을 기념한바 있다.
정확하게는 기념한 것이 아니라 가공할 참상과 피해를 새삼 회고하면서
다시는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지구촌의 열망과 반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이용되었다.
일본의 참전은 독일보다 훨씬 늦었다.
그러나 전쟁은 일본의 2개도시에 대한 원폭투하로 종결되었으며 일본은
독일과 함께 2차세계대전의 양대원흉으로 낙인찍혔다.
세계사에 씻을수 없는 죄과를 저지른 전범국으로 기록되었다.
그러나 역사의 아이러니는 그로부터 반세기가 경과한 오늘 이 양대
패전국들을 세계의 경제대국지위에 올려놓았다.
특히 일본은 대국이 아니라 초강대국의 지위에 올랐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전세계 GNP의 10%에 육박하는 2조5,000억달러의 국민총생산액에
승전국 미국을 능가하기에 이른 1인당GNP수준, 세계시장을 주름잡다시피
하고 있는 일제상품과 이를 바탕으로 한 엄청난 무역흑자등이 일본을
그렇게 부르게 만든다.
이렇듯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일본은 최근 국제정치와 외교 안보면의
입지까지도 눈에 띄게 강화해 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같은 패전국이었으면서도 동서로 양분당한 독일과 다른 일면이다.
동/서독은 제각기 자기진영에서 경제우등생 내지 강국이 되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정치적 입지는 아직 미약하다.
지난주말 워싱턴에서 있은 미일 정상회담은 비단 두나라 현안뿐아니라
국제정치와 경제에서 일본이 오늘날 점하고 있는 위상에 관해 다시한번
음미해볼 필요를 제기한다.
이회담을 통해서 우리는 국제문제 전반에 대한 일본의 목소리와 역할이
의연 높아가고 있음을 감지할수 있었으며 그런 한편으로 경제대국이 된
패전국 일본이 오늘날과 과연 세계경제를 위해 응분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새삼 묻지 않을수 없게된다.
신임 가이후 도시키 총리와 부시 미대통령과의 상견례로 마련된 자리였지만
회담 폐막후 발표된 공동성명은 쌍무문제외에도 많은 국제정치 경제현안이
논의되었음을 전한다.
이를테면 경제문제로는 일본의 시장개방과 이를 통한 미국의 대일무역
적자해소문제 말고도 제3세계 부채처리와 거시경제정책협력문제를 협의했으며
정치분야에서는 미일안보조약과 아/태지역에서의 미일동맹체제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이외에 동구 캄보디아, 그리고 한반도문제등 사실상 국제정치현안
전반에 관해 폭넓은 의견교환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달라진 일본의 국제적 지위와 모습을
세계는 실감했으리라 믿어진다.
...... 중 략 ...........
우리는 그와같은 일본의 행태로 인해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면치못하는
직접적인 피해말고도 오인받는 간접피해까지 입고 있다.
변하는 세계경제질서에서 일본이 져야할 책임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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