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던 행인을 칼로 찔러 숨지게 한 주한 유엔군사령부 소속 필리핀군
사병의 신병처리문제를 놓고 한국경찰과 주한 필리핀대사관측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목격자가 분명히 있고 현행범"이라는 이유로 국내법에 따라 상해
치사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인 반면 필리핀대사관측은 "주한유엔군은
준외교관신분"이라며 "관련 병사를 유엔군측이나 대사관측에 인도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19일 상오 5시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34 영우상사앞 포장마차 옆길에서
주한유엔군 필리핀의장대소속 롤란 클레멘트 병장(29)과 룸바오 레프 병장
(30)등 2명이 20대여인과 함께 이곳을 지나던 강홍택씨(24. 전북 전주시
동산동 683)와 말다툼을 벌이다 갖고 있던 흉기로 강씨의 가슴을 마구 찔러
숨지게 했다.
현장을 목격한 인근 술집 종업원 김창진씨(29)는 경찰에서 "이날 새벽 일을
마치고 술집문을 닫는데 "사람살리라"는 비명이 들려 뛰쳐 나가보니 클레멘트
병장등 2명이 길이 20cm가량의 잭크나이프로 강씨를 마구 찌르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말리던 김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왼쪽팔등에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뒤 200여m쯤 떨어진 유엔군영내로 달아났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미군범죄수사단등 수사기관에 의해 필리핀의장대 숙소에서 4시간만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의 범죄행위에 대한 목격자가 있고 현형법이어서 국내법에
따라 영장을 신청할 수 밖에 없다"며 검찰의 지휘를 받아 21일 상오 클레멘트
병장에 대해 상해치사혐의로, 레프병장에 대해 상해치사혐의로 각각 구속영장
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