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선물거래규모가 점차 늘어나면서 선물에 대한 인식도
날로 확산되고 있다.
88년중 국내 상품선물거래규모는 6억3,300만달러로 87년 4억1,800만달러에
비해 66%나 증가했다.
같은기간에 금융선물거래액도 1,682억1,000만달러로 87년보다 116.5%나
늘어났다.
금융국제화및 자본자유화와 관련, 선물거래비중도 해마다 높아질 전망이다.
본사에서는 "선물의 메카"인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를 직접 방문해서 국제
적인 선물거래소의 운영방식과 거래절차등을 집중 취재했다.
*** 세계 곡물가 기준 제공한다 ***
시카고 오헤어공항서 30분거리인 잭슨라살가에 위치한 세계최대의 시카고
상품거래소 (CBOT)는 명성에 걸맞게 벌딩부터 웅장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홍보실의 디 한센여사의 안내로 거래장에 들어서는 순간 기자는 대형 전자
시세판에 우선 눈이 멈췄다.
직사각형의 거래소중앙에 위치한 주요시장 정보실을 중심으로 왼편엔
농산물거래장이, 오른편엔 금융상품 거래장이 각각 자리잡고 있었다.
거래장 중앙에는 상품별로 8각형의 피트가 계단식으로 경사져 있어 매입자
와 매도자가 서로 바라볼수 있도록 돼 있다.
갑자기 주위가 소란스러워지고 온갖 수신호가 장내에 난무하기 시작했다.
전화벨소리는 귀청이 따가울 정도였다.
옥수수선물 거래가 시작된 것이다.
곡물의 경우 상오 9시30분에 거래가 시작되나 기타 금융상품은 상오8시
30분에 열려 하오 1시35분에 대부분 품목의 거래가 끝난다.
*** 곡물 하루 평균 1조달러 거래 ***
불과 4시간동안 1조달러에 이르는 농산물이 거래된다.
미국 전체곡물거래량의 95%, 전세계 곡물거래량의 85%가 순식간에 선물
거래되는 셈이다.
지난해 CBOT에서는 약 1억4,300만건이 거래됐으며 이중 25%가 농산물,
나머지 75%가 금융상품이었다.
지난 69년11월 은선물상장을 계기로 금및 정부발행채권 장기주택금융이자율
과 합판까지 거래되고 있다.
작년에는 CBOT계약중 정부발행채권이 전체의 50%를 차지했을 정도로 금융
선물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올해안으로 일본과 영국 국채도 상장될 예정이다.
옥수수거래가 끝나 잠시 잠잠했던 거래장은 적색재킷의 마켓메이커와 노란
재킷의 플로어 브로커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또다른 상품의 거래에 들어
간다.
마켓 메이커들은 주로 정산소와 관계를 맺고 있다.
반면 자기계정으로는 거래를 할수 없는 플로어 브로커들은 오직 거래
수수료를 위해 중개계약을 체결한다.
레프코, 셰어슨등의 선물전문 브로커회사와 관계하고 있다는 한 여성
플로어 브로커는 "가급적 물을 안 마신다. 화장실 가는 동안 수천만달러가
손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밝힌다.
방문객들의 사진촬영을 금지하는 것도 거래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란다.
CBOT는 2,402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비영리단체로 이중 정회원이 1,402명,
부회원 600명, 보조회원 400명이다.
정회원들만이 곡물선물거래를 할수 있으며 회원증 가격은 약 30만달러
내외로 매일 게시판을 통해 매매되고 있다.
*** 금융상품 75%, 투기성도 40% 차지 ***
연방감독기관인 CFTC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인준하에 선물거래의 공정성
을 감시 감독받음으로써 CBOT는 미국및 세계곡물가격의 기준척도를 제공하고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선물거래에 있어 투기가 시세를 결정하는데 필요
불가분의 요소라는 점이다.
투기목적의 거래가 선물시장에 윤활유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CBOT거래량중 약 40%가 투기성 거래이며 나머지 60%가 가격변동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헤징거래라고 한센여사는 설명했다.
농산물의 경우 하루거래량중 대두가 740만톤으로 가장 비중이 크고 옥수수
610만톤, 밀 210만톤, 대두박 100만톤 등의 순이다.
39억달러 상당의 곡물이 거래됨에 따라 거래보증금만도 약 3억달러나 돼
시카고은행간 예금유치경쟁이 장내 트레이드 만큼이나 치열하다.
그러나 한센여사는 CBOT에도 큰 문제가 있음을 솔직히 시인한다.
CFTC등 관계기관의 선물거래 규제심화로 선물 거래량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미국내 선물거래의 해외유출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CBOT는 지난 87년에 저녁거래 (Evening Trade) 제도를 도입한데
이어 새벽및 아침거래 (Morning Trade) 제도의 연내도입을 계획중이다.
이를 위해 컴퓨터매매시스템인 오로라 EOS (Aurora Electronic Oruer
Delivery System)를 지난 88년 10월 개발, 선물거래에 도입했다.
오로라 EOS는 기존 고객 -> 중개회사 -> 장내트레이더 -> 거래체결 ->
확인 -> 청산방식에서 고객 -> 중개회사터미널 -> 오로라EOS -> 거래체결 ->
컴퓨터확인및 청산방식으로의 전환이다.
*** "한국 선물거래소 개설땐 지원" 약속도 ***
장내 트레이더의 매도/매입의사를 나타내는 공개호가방식 대신 컴퓨터
화면상으로 파란부분에 매도가격을, 적색부분에 매입가격을 나타내 시간과
경비를 절약할수 있게끔 했다.
그러나 오로라EOS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로이터통신과 공동개발한
글로벡스 컴퓨터매매시스템과 금년안에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CBOT와 CME 회원의 70%가 양거래소의 동시회원이기 때문에 경비절감및
거래체결의 편의등을 내세운 양거래소 회원들의 시스템통합 압력이 그동안
매우 거셌다.
CBOT는 또 선물거래 국제화를 위해 가능한한 많은 상품을 상장시켜 거래
총량을 늘릴 계획이다.
한센여사는 한국에 선물거래소 개설시 요청하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악수를 청했다.
CBOT를 나서자 건물옆에는 당일 거래상황에 대한 트레이더들의 얘깃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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