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의 소프트 랜딩은 과연 가능한 것인가.
연7년째의 장기호황을 떠받쳐온 성장에너지가 움츠러 들면서 미국경제의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이코노미스트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미FRB(연준리)의 강력한 금융긴축이 인플레의 그림자를 씻어내고 있는 것과
때를 맞춰 완만한 성장둔화와 급격한 경기후퇴를 점치는 주장이 제각기
꼬리를 물고 나타나고 있다.
*** 인플레 불안씻고 소폭 성장 ***
경기과열의 부작용을 우려했던 연초의 분위기와 판이하게 다른 결과가
펼쳐진 셈이다.
"소프트 랜딩"이란 여객기가 사뿐히 공항에 내려앉는 경우를 지칭한것.
경제용어에는 원래없는 이말에 대해 앨런 그린스펀FRB의장은 지난 1일
미하원은행위원회에 참석, "인플레 압력을 억제하고 동시에 경기후퇴로
까지는 빠져들지 않는 상태"라고 표현했다.
인플레와 경기후퇴의 불안은 모두 피하며 소폭의 성장을 달성한 경제운용
상태를 소프트 랜딩으로 묘사한 것이다.
그린스펀은 이어 미국경제가 소프트랜딩을 향한 정상궤도에 올라있다고
낙관했다.
대다수 민간이코노미스트들의 견해와 주요경제지표의 최근동향은 사실
그린스펀의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 실업률하락등 경제지표도 낙관적 ***
월 스트리트 저널의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한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경제가 적어도 앞으로 1년동안은 완만한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이들은 인플레억제를 겨냥한 금리인상 경기후퇴의 부작용을 몰고왔던
과거의 악순환이 이번만큼은 되풀이 되지않을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 리소시스사의 로저 브리너씨는 "최근의 경제동향은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지난67년과 가장 유사하다"고 밝히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수출이 미경제성장에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웨인 앤절FRB이사는 색다른 주장으로 소프트 랜딩의 가능성을 지지하고
있다.
그는 미국기업들이 경기가 주춤하면 10-20년전에는 생산량을 줄였으나
앞으로는 가격인하로 판매활로를 찾으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경제활동의 활력이 감소한다 하더라도 그충격은 종전보다 작을
것이며 인플레억제효과는 오히려 더클것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주요경제지표의 움직임도 소프트 랜딩의 분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4일 발표된 미국의 6월중 고용통계는 비농업부문의 신규취업이
16만9,000명이나 늘어났음을 전하고 있다.
실업률도 5.2%로 지난5월의 5.3%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뉴욕증시의 반응은 더더욱 낙관적이다.
*** 매물경제 부문선 "상황악화" 경기후퇴 우려 ***
경기변동에 무엇보다 민감한 증권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주식가격도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9일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존스공업평균은 2,686.071로 블랙먼데이
이전인 지난87년8월25일의 사상최고치 2,722.42에 36.349차로 접근했다.
인플레에 강한 알레르기반응을 보여온 FRB가 6월부터 금융긴축의
완화조짐을 보인 것도 소프트 랜딩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다.
단기금리의 지표가 되는 연방기금금리(콜금리)는 하반기들어서만
0.75%포인트가 떨어졌다.
지난 2/4분기(4-6월)의 GNP(국민총생산)실질 성장률은 1.7%로 1/4분기의
3.9%보다 절반이상이 낮아졌다.
이에대해 마이클 보스킨 미대통령 경제자문위의장은 "FRB의 고금리정책
에서 빚어진 결과"라고 밝히고 "그러나 미국경제의 성장은 계속될 것"
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지표상의 이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적지않은 기업인들은 실물경제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경기후퇴의 한파를 우려하고 있다.
리치먼드시의 올스모빌자동차딜러인 메리 라이더씨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지난6월12일부터 회사정리절차를 밟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녀는 자동차판매업을 시작한후 17년만에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고
항변했다.
애틀랜타시의 건축업자 제퍼리 브르닝씨는 최근의 건축경기가 경악스러울
정도의 침체에 빠져있다고 지적하고 미국경제의 하드랜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