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난번 천안문사태로 엄청난 정치적 격변을 치른이래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중국경제의 장래에 대한 의문이다.
물론 사태가 표면상 수습된지 두달밖에 안된 이 시점에서 명확한 해답을
구하기란 어려운 질문이다.
그러나 북경거리의 수많은 인파와 자전거행렬로 상징되는 의견상의
정상회복과는 달리 요즘 중국경제는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여러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일 중국정부가 발표한 20여개 전자제품에 대한 수입금지조치는
중국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표적인 실례이다.
이보다 앞서 취해진 일련의 수입제한및 통제조치와 더불어 지금 중국의
무역적자가 매우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음이 이를 반영해 주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인플레와 재정적자로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던
중국경제가 이제 대외무역기조마저 흔들리고 있다면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간 중국정부는 지속적인 경제개혁과 개방정책의 추진을 거듭 밝혀왔으나
천안문사태의 후유증이 중국의 대내외경제에 미칠 파급영향이 얼마나 심대할
것인가는 이미 짐작했던 일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경제에 정통한 미국정보기관(CIA)이 의회에 제출한
중국경제전망에 관한 보고서내용을 보면 중국경제의 위기적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정도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지난해 중국경제의 성장률이 11%를 기록하고 그중에도 공업성장률은
21% 라는 괄목할 성장을 보인데 반해 올래 상반기의 공업성장률은
절반수준인 연율 11%에 그치고 있다.
인플레의 경우 금년들어 19%를 기록했으며 도시지역은 무려 30%에 이르는
최악의 고물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정부는 가격통제조치를 다시 강화하고 있으나 그렇더라도
인플레는 오는 90년말까지 2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인플레문제를 심각하게 전망할 수 밖에 없는 배경으로
미CIA보고서는 사회적 불안으로 인한 정부지출과 통화공급의 증가를 손꼽고
있다.
아마도 중국정부는 도시근로자의 임금이 인플레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보상하기 위해 소득보조금과 국영기업에 대한 대출을 증가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리고 천안문사태이후 군부의 영향력강화로 그간 감소추세에 있던
국방예산의 비중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무역적자의 급증과 이에따른 주요물품의 수입규제강화도 인플레와
경제침체의 가중요인으로 작용하리라는 점을 짐작키 어렵지 않다.
... 중 략 ...
그러므로 지금 중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그 자체가 위기라기
보다는 이제부터 중국정부가 어떤 정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진짜 경제적
위기와 파국에 직면하게될 가능성이 크다.
더 지켜보아야 알 일이지만 중국이 진정으로 현대화를 원한다면 지속적인
경제개혁과 개방을 다시 추구해 나가는 길이 현명한 정치적 선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