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의 한중인수경쟁 못지않게 한중직원들도 수시로 인수대상그룹에
대한 여론조사를 하고 있는데 지난번 조사에서는 쌍용이 압도적인 인기를
차지.
노조주최로 총 4,000명의 조합원중 3,000여명이 참가한 여론조사에서 쌍용
이 47%로 절반에 가까운 지지를 얻었고 그 다음으로 삼성 15%, 한국화약
13%, 럭키금성 12%의 순.
*** 현대는 철저히 배제 ***
한중직원들의 분석에 따르면 쌍용이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먼저
쌍용에는 한중과 중복되는 업종이 없어 해고당할 염려가 적고 직원들에 대한
대우나 기업이미지가 비교적 좋다는 판단 때문.
특히 대형선박용엔진을 생산하는 한중으로서는 중형엔진을 생산하는
쌍용중공업의 영업을 강화시켜주는 명분이 있다는 것.
직원들은 또 현대나 삼성같은 대그룹에 흡수돼 대조직을 더 비대화시키는
것 보다는 그 보다 작은 조직이지만 그 속에서 큰 역할을 함으로써 당당히
기를 펴고 살겠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고 한중직원은 분석.
한중의 노조는 지난해 9월에도 여론조사를 했는데 선경이 41%로 쌍용 23%를
눌렀으나 선경이 인수의사도 없으며 현집권층과 인척관계가 있는 점이 핸디캡
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서 지난번 조사에서는 아예 제외됐다는 것.
2차례에 걸친 여론조사에서 재미있는 현상은 현대가 철저하게 배제됐다는
것 외에 1차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던 삼성의 인기가 15%까지 나온 것.
지난 80년초 중화학투자조정기간중 잠시 한중을 인수했던 현대에 대해서는
그당시의 인과관계로 거부감을 느끼고 특히 업종이 중복돼 해고의 염려가
많기 때문.
삼성에 대해서는 창원에 있는 삼성항공 삼성중공업 삼성시계등의 종업원들
을 통해 알아본 결과 노조가 없어도 노조가 있는 회사들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있으며 노사문제 및 인력관리를 잘 풀어나간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
직원들은 한국화약에 대해서도 중복업종이 없다는 측면에서 비교적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만 럭키금성에 대해서는 지난번 금성사의 파업이후 인기가
떨어져 다음에 있을 여론조사에서는 별로 표가 안 나올 것으로 전망.
한편 한중민영와문제와 관련, 까다로운 인수조건을 제시해 인수대상그룹들
이 고개를 흔들고 있는데도 기획원측은 여전히 "틀림없이 인수기업이 나온다"
고 장담하자 일부 인수대상기업들은 "특정그룹을 의중에 두고 있는 것 같다"
며 최근 삼성그룹이 행정부에 가까운 인사를 내세워 맹렬한 로비를 하고 있다
는 설을 예로 들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