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 소련 경협 당사자들의 현장경험은 소중하다 ***
우리 기업인들로 구성된 방소협력사절단이 9일간에 걸쳐 소련의 극동
지역과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근데 한소간에는 기업인들을 비롯한 각계인사들의 내왕이 빈번해 지고
있으나 이번처럼 38명의 재계대표들이 대규모로 소련을 공식방문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 방소사절단은 그간 미루어 왔던 한소경제인간의 공식적인 회동을
성사시키고 양국간의 경협방안을 폭넓게 논의하자는데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기업인들은 지난달 31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차
합동회의에서 무역및 투자확대전망과 직거래문제등을 논의했고 오는12월에는
서울에서 제2차 회의를 갖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다.
우선 양국경제계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계기를 공식적으로 마련했다는 사실은 분명히 양국관계의
새로운 진전으로 평가해 볼수 있다.
특히 이번 방소사절단이 모스크바에 앞서 극동지역을 먼저 들렀다고 하는
점은 몇가지 측면에서 주목해 볼만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부분 소련방문이 초행인 우리 기업인들로서는 주요 관심지역을 먼저
방문하여 현지의 경제적 환경과 투자여건을 직접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현실적인 판단과 실질적인 대화가 가능할수 있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우리경협사절단의 이번 회동에 임하는 자세가 그만큼
신중했다는 것을 뜻한다고도 할수 있다.
이번 합동회의에서 말케비치 소련상의회장도 강조한 바와 같이 나홋카
경제특구는 소련이 한국기업의 참여를 적극 환영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소련측의 주장과는 달리 나홋카개발구상등은 아직 합작을 위한
내부적인 제도의 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다.
그러므로 이번 경협사절단의 현지방문은 나홋카개발참여를 비롯한
한소경협의 잠재적 가능성과 현실과의 격차를 충분히 인식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의미도 있다.
이는 한소경협의 전망이 부정적이라기보다 앞으로 양국간의 경협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자면 피차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그만큼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소 양국은 지난 40여년간 국교가 없는 가운데 적대적인 단절과 불신의
관계에 있던 나라들이다.
최근 양국간의 경협과 관계개선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실질적인
교류가 급속히 증대되고 있으나 아직도 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시작에
불과한 것이 한소관계의 현실임을 우리는 직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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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소련을 비롯한 공산권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은 전통적인
이윤극대화의 가설보다는 손실극소화란 위험관리의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특히 외화가 부족한 소련같은 나라와의 경협에서 과거 중동진출의 예와
같은 단기적인 특수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보다 장기적인 가능성을 보고 호혜적인 교역과 적정규모의 투자부터
시작해 나가는 실속 있는 진출이 바람직하다.
이번 우리기업인사절단의 소련방문은 현실 그대로를 당사자인 기업인들
스스로가 보고 들을수 있었다는 점에서 퍽 유익한 여행이라고 할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