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들로르 EC집행위원회 의장은 6일 최호중외무장관에게 한국이 세계
경제 내에서 "스스로의 몫을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EC소식통들이
전했다.
들로르 의장은 이날 EC와 한국간의 무역관계를 검토하기 위한 양측
전문가들의 회담에 앞서 한국은 세계9위의 경제국으로 개발도상국이 실시하는
강력한 시장 보호정책을 계속 유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프란스 안드리에센위원이 이끄는 EC대표단은
한국측에 대해 시장을 개방하고 원화의 평가절상을 통해 대EC 무역흑자를
더욱 축소하라는 압력을 가했다고 EC소식통들이 전했다.
유럽순방중 나흘간의 방문을 위해 4일 브뤼셀에 도착한 최장관과 안드리에센
대표는 7일 서울에 EC상주대표부를 설치하는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EC의 한 고위관리는 서울주재 EC대표부의 임무가운데 하나는 유럽상품들의
한국진출을 늘리기 위해 "한국시장에 대한 더 나은 정보를 얻는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리는 "한국시장은 침투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우리는 그 문제를
염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브뤼셀의 한국관리들은 이번 회담에 관해 논평할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은 GATT(관세무역일반협정)하에서 개발도상국지위를 갖고 있어
무역수지적자를 이유로 수입쿼타나 허가제등의 수입규제조치를 부과할
권리가 있다.
한국과 EC간의 무역은 70년대초 이래 꾸준히 증대돼 왔는데 교역초기에는
EC가 소규모 흑자를 보다가 작년에는 한국측이 28억6,900만ECU(유럽화폐단위
약 30억1,000만달러)의 흑자를 보았다.
이틀간 진행될 EC와 한국간의 이번 협상에는 조선과 지적소유권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 선박덤핑수출로 세계선박시장 경기침체 초래 ***
EC는 한국과 일본이 선박의 가격을 낮추고 있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들 두 국가와 회담을 개시했는데 EC는 이같은 선박의 덤핑수출로 세계
선박시장의 경기침체가 초래됐으며 유럽인 수만명이 실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C는 또 한국측이 미국의 지적소유권에 대해 인정한 것과 같은 동등한
보호를 유럽의 특허권이나 저작권에는 거부한데 대해 불만을 토로해 왔다.
한편 한국은 유럽시장에서 소비재를 "덤핑"하고 있는 혐의로 유럽국가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데 덤핑상품 가운데는 VTR(비디오 카세트 레코더)이나
컬러TV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