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구개편은 장기안목에서 ***
최근 행정개혁위원회가 마무리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정부조직개편안이
대체적인 윤곽을 드러내자 정부내외로부터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앞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할 최종안을 확정짓기까지는 세부조정의 기회가
있고 9월 정기국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행개위의 건의안이 개편의 기준과 골격이 되리라는 점에서
관련부처는 물론 일반의 비상한 관심과 민감한 반응을 불러 일이키기
충분하다.
현재까지 새나온 행개위의 개편안 가운데서도 경제부처조직안은 관련
부처간의 거센 반발과 혼선마저 빚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부처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애드벌룬이라는 관측도 없진 않다.
그러나 기구의 확대와 축소 더구나 존폐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부처의
공무원이나 관련업계로서는 이해관계여부에 따라 기대와 불안이 엇갈릴 수
밖에 없는 성질의 문제이다.
우선 경제기획원의 기능과 기구에 대한 개편문제만 하더라도 축소론과
확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고 전해진다.
예산편성권을 재무부로 넘겨 주자는 안이 있는가 하면 공정거래위원회와
조사통계국의 기능강화를 위해 각각 장관급부서와 청으로 격상시키자는
안이 매우 깊이있게 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획원이 이미 경제관료계의 탄탄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축소론보다는 확대론쪽이 유력하다는 관측마저 나돌고 있다.
또한 대외무역문제와 관련, 상공부와 외무부의 기능조정문제를 둘러싸고
서로의 입장이 상충되고 있으며 동자부를 폐지, 상공부에 흡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동자부의 반발이 거세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청의 신설문제도 반드시 업계의 환경을 받고 있는것 같지만은
않다.
건설부는 주택문제와 토지문제 관련부서를 격상시키고 토지문제
농림수산부는 농수산물의 교역문제를 다룰 새로운 부서를 신설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체신부와 과기처를 통합하는 안, 해운항만청의 기능 강화방안등도 전해지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여러가지 개편안들이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지니고
있고 그에 대한 반론역시 상당한 설득력이 없지 않다.
그러나 개편방향을 둘러싼 관련부처간 논란의 근저에는 무엇보다 관료
사회의 뿌리깊은 할거주의가 자리잡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일반국민은
받지 않을수 없을것 같다.
서로가 권한과 감투를 놓고 밀고 당겨 혼선을 거듭하다 보면 당초
기대했던 행정개혁의 기본의도는 빗나가기가 쉽다는 점을 우리는 미리부터
걱정하지 않을수 없는 심경이다.
.......... 중 략 ...........
요컨대 행정조직의 개편은 어떠한 정책보다 면밀하고 신중한 과업없이는
함부로 손대기 힘든 작업이다.
아무리 그 목적과 등기가 그 당장으로 보아선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더라도
수년이 경과한뒤엔 사정이 바뀌게 마련이다.
관료사회 안에서의 마찰과 혼란도 문제지만 일시적 즉흥적 판단은 대사를
그르칠 위험성이 크다.
한편 공무원들도 직장인만큼 자신이 몸담은 조직의 개편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이치이다.
행개위는 언제까지라는 시한에 쫓기거나 단견적 상황판단, 또는 혹시라도
역학작용에 말려들어 서둘러 손을 대기보다는 현재의 뼈대와 직급수를
동결한다는 전제아래 새로운 행정수요를 효율적으로 반영할수 있도록
차분하게 장기안목의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
마치 초가삼간 고치듯 서두를 쉬운 작업이 아님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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