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이 일상 지켜지는 사회로 ###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혼란시국이, 계절이 몇차례 바뀌도록 지속되고
있다.
이러다간 무슨 사단이 벌어지지..하는 걱정이 많은 보통시민의 가슴을
짓누르는 가운데 애국을 전매품처럼 여기는 듯한 극단 세력들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밤낮없이 설쳐대고 있다.
10만을 헤아리는 경찰력, 수많은 학교와 교회, 무수히 생겨나는
언론공익기관과 거기에 종사하는 석학지식인 도덕인들이 부지기수인데
중구난방으로 모두 제 견해만 옳다고 의견 백출할 뿐 소이를 극복하여 대동의
화음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치가들, 수만 수십만씩의 지지기반을 자랑하는 권력가들도 마찬가지다.
날만 새면 성명은 발표되는데 그 어느것도 내가 잘못했소, 시인하는 겸손은
눈 씻고 볼래야 한마디 없이, 그저 모두 경쟁자 깎아내리는 모략 질타의 성난
목소리만 귀따갑게 들려온다.
최고 통치자인 대통령에게 마저"밀어주세요"만 연발했지 딱부러지게
취사선택의 단과 실행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원망이 빗발쳤다.
6.29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기실, 지금 이런 필설이 용인되는 자유, 그것
하나인 성 싶은데 과연 자제없는 자유하나만으로 민주화가 되고 평화통일이
성취되는 것인지 많은 국민들은 회의하기에 이르렀다.
혹자는 이 순간이 5.16직전, 혹자는 6.25직전의 상황과 똑같다고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일본이나 미국의 조야등 우리를 꿰뚫어 보는 외국인들은 분명 "코리안 별수
있나"며 걱정인지, 조소인지 모를 묘한 웃음을 머금고 있을 성 싶다.
드디어 지난 6일하오에 노태우대통령이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좌익 폭력세력의 배후를 색출, 엄단하라는 지시가 내렸다.
그전에도 폭력엄단지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여러 정황을 보면 이번
결심은 대단히 강도가 높은 초유의 것이라는 감이 든다.
..... 중 략 .....
이번 노대통령의 결단은 좌익세력에 대한 엄단으로 발표되었다.
그러나 실제 법의 시행에선 좌우불문하고 범법자면 누구라도 처벌하는
보통타당성을 가져야 한다.
문목사의 밀입북, 현중의 울산사태를 놓고도 대립은 비상한 상황으로
치닫는다.
만일 일부의 우려대로 그것이 이 나라의 체제전복을 기도하는 세력의
개입으로 해서 본래의 방향을 잃는다면 그것은 엄연히 일반 형법에도
저촉되는 원시범죄다.
통일에는 상대가 있다.
이데올로기를 떠나서라도 이 광명의 시대에 부자세습을 시도하는
일인광신의 사회를 맞대놓고 무조건적, 통일지선의 외침을 자제치 못하는
것은 근시안적 사고의 표현이다.
정부로서도 통일과제를 정권유지 목적에 이용한다는 과거의 불신에서
벗어나게끔 통일논의는 국회등을 중심으로 개방해야 하며 그 국론통합의
바탕위에서 추진 교섭창구는 어디까지나 정부관장하에 맡겨져야 한다고
본다.
이제 우리 모두가 내 잘못을 시인하는 진정한 용기로, 법이 살아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거들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