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경제인사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1일 오사카공항에서 "남북한이 금강산과 시베리아 개발을 위한 공동조사 작업
을 벌이기로 합의했다"고 말하고 오는 4,5월께 다시 방북, 구체적 협의를 벌
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23일 북한 조국통일위원장 허담의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정회
장은 이날 하오 7시15분 북경을 경유, 일본항공 786편으로 오사카공항에 도착
하여 이같이 방북성과를 설명하고 북한측이 특히 금강산 개발문제에관해 적극
적인 자세를 보여 금강산과 잇다아 있는 원산의 명사십리로부터의 통주의 총
석정, 금난지구등을 개발대상지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회장은 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확보방안과 개발을 위한 남북한간의 인적교
류등에 관해서는 5월께부터 협의를 시작해 오는 9월이면 구체적인 사업윤곽과
일정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같은 남북한간의 사업협의는 "현대그
룹 명예회장인 본인과 북한측의 대성은행이사겸 아시아무역촉진회 고문인 최
수길이 의정서에 서명하여 각기 당국의 승인을 받는 날부터 발효키로 했다"고
말했다.
정회장은 이번 북한방문에서 초청자인 허담등 북한측 요인들과 만나 "충분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으나 김일성과의 면담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
히지 않았다.
정회장은 또 고향인 통천을 방문, 60여명의 친척들과 만나 50년만에 혈육의
정을 나누었다고 말하고 이밖에 원산, 금강산등 공동개발 대상지를 북한의 전
문가와 함께 헬리콥터를 타고 몇차례 들러 봤으며 남포종합기계공장, 순천화
학공장, 상원시멘트공장등 북한의 공업지역을 둘러보았다고 말했다.
정회장은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로부터 이밖의 사항에 관한 질문공세를 받았
으나 더이상의 답변을 회피한채 상세한 북한방문 성과를 서울로 돌아가 발표
하겠다면서 출영나온 현대그룹관계자들과 함께 총총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정회장의 이날 기자회견 일문일답 요지는 다음과 같다.
- 북한에서 누구와 만났는가?
<>나를 초청한 사람들만 만났다.허담서기가 나를 초대한 인물중의 하나인 만
큼 물론 그와도 만났다.
- 친척들은 만났는가?
<>고향에 가서 친척 60여명을 만날 수 있었다. 정말 반가왔다. 모두 죽은줄
알았는데... 78세된 숙모, 76세된 종형, 74세인지 75세인 의형도 살아있었
다.
- 이번 북한방문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금강산 개발문제였다.
- 금강산개발에 관한 북한측 입장은?
<>아주 반응이 좋았다.
- 금강산개발은 언제부터 착수될 것으로 보이는가?
<>오는 9월쯤이면 사업윤곽과 추진일정이 잡힐 것이다.
- 금강산개발과 관련, 의정서교환이 있었다는데?
<>북한의 대성은행이사겸 아시아무역촉진회 고문인 최수길과 교환했다.
- 내용은?
<>공동개발에 필요한 자금확보와 개발을 위해 들어오는 인원의 내왕절차등이
다. 현지조사단활동에 관한 것도 들어있다.
-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을 개발하는가?
<>현재까지 원산의 명사십리로부터 통천의 시중호, 총석정, 금란지구등을 포
함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
- 시베리아개발문제도 논의됐나?
<>일부 분야에 대해 공동조사하자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 북한에서 어느 곳을 가봤나?
<>금강산은 여러차례 둘러봤고 남포의 기계공장,순천의 화학공장, 상원의 시
멘트공장, 원산등지를 구경했다.
평양에서는 건설장과 가극 및 서커스도 봤다.
- 북한에 대한 인상은?
<>평양이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 다시 북한을 방문할 계획은?
<>4월중순이나 5월초순께 정부가 여권을 내주는대로 다시 갈 계획이다. 그때
금강산개발게획에 투자지분도 자세히 논의할 예정이다. 다른 자세한 이야
기는 서울로 돌아가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