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이후 44년만에 남북한의 경제각료로서는 처음으로 조순부총리와
북한의 채희정 합영공업부부장(각료)간에 면담이 이루어졌다.
"스위스" "다보스"시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지도자회의에 한국대표
단을 이끌고 참석중인 조순부총리겸경제기획원장관은 이곳 시간으로 27
일 밤 "핀란드" "하리 홀케리"수상이 회의참석자 잔원을 위해 마련한 채
희정 합영공업부부장을 만나 대화를 나누었다.
이날 면담은 저녁 7시에 시작된 만찬을 겸한 리셉션이 무르 익어갈 무
렵인 7시40분부터 55분까지 15분동안 이루어졌다.
조부총리와 채부장은 이날 남북한의 경제현안인 남북경제회담과 경제
교류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으나 이번 회의에서 좋은 성과를 얻도
록 서로 격려하는등 대화를 주고 받았다.
한편 이에 앞서 채부장은 우리측 취재기자와는 최초로 인터뷰를 갖고
남한과의 합영사업가능성에 대해 "해외동포나 외국기업과도 하는데 힘을
합칠게 많은 같은 동포끼리 못할께 뭐 있느냐"고 밝혀 남북한간의 합영
사업추진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했다.
다만 채부장은 남북한합영사업이 성사되기위해서는 남북경제회담을 열
수 있는 분위기조성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그는 또 북한이 최근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다는 질문에 "변할
것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번 회의의 참가목적을 "세계의 경제인들과
접촉해 합영사업도 잘 하고 ''경제거래''도 늘리기 위해서"라고 말해 북한
이 사실상 내부적으로는 대외개방확대와 함께 상당한 변화속에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채부장과의 인터뷰에 앞서 만난 북한의 김정우 대외경제사업부부부
장(차관급)은 합영기업의 성격에대해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닌 제삼
의 기업방식으로 법인형태의 개인기업성격이 강하다"고 밝히고 합영사업
을 유치하기 위해 북한은 작년11월 합영공업부를 설치했으며 소득세법등
세법체계도 정비했다고 말했다.
김부부장은 특히 북한의 합영기업은 과실송금을 100% 허용하고 있으며
법인소득의 25%를 기업소득세로 받고있고 개인소득(예컨대 합영기업사장
의 봉급)은 송금세만 징수하고있어 합작조건이 다른나라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내경제특구설치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처럼 지역이 넓지않
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조선국제합영총회사부총사장(부사장) 김택수는 "특히 같은 동포끼
리 합영사업을 추진하는 경우에는 땅세(토지세)등 세금을 면제하는 혜택
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