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영상판독 AI' 개발 나서…삼성서울병원, 유전체사업 속도
서울아산병원, KAIST 등과 협력
100억 투자해 식약처 승인 목표
삼성서울병원, 실용연구팀 강화
줄기세포 합작벤처 설립 계획

◆AI 연구 속도 높이는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은 올초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의료 AI 기기 개발을 위한 콘테스트도 시작했다. 이를 위해 병원에서 보유하고 있던 폐암 유방암 갑상샘암 뇌전증 치매 등 중증질환자의 컴퓨터단층촬영(CT) 및 자기공명영상(MRI) 이미지, 심혈관 환자 등의 생체신호, 특정 질환의 임상 정보 등을 공개했다. 국내 대형 병원이 AI 연구를 위해 의료 빅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한 첫 사례다.
병원 측은 외부 기업과의 연구 협력이 활발해져 상용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빅데이터센터 소장은 “병원 내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AI 연구 프로젝트가 수십 개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부터 이 같은 연구가 하나둘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뇌전증 발생과 유방암 재발 등을 예측하는 AI 기술 등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김 소장은 예상했다.
그는 “지난해 비식별 의료 정보를 활용하고 클라우드를 구축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가 바뀌면서 AI 연구 속도도 빨라졌다”며 “AI가 여러 병원의 영상 자료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하면 IBM 왓슨을 뛰어넘는 기기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유전체와 줄기세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실용 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삼성전자 소속이던 생명과학연구소를 병원 소속으로 바꿨다. 이곳 연구원 39명은 유전체연구소와 줄기세포연구소에서 암유전체 분석, 줄기세포 치료제 제조 등의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박웅양 삼성서울병원 삼성유전체연구소장은 “삼성전자 소속이던 연구원들이 병원 소속으로 바뀌면서 실용연구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권오정 삼성서울병원장은 올초 구성원들에게 연구 기술 사업화에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병원은 줄기세포 치료제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유전체 분석 기술 등을 활용해 외부 기업과 합작벤처도 세울 계획이다. 동물에게 사람의 질환 조직을 이식해 치료 반응을 미리 확인하는 아바타시스템 사업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박 소장은 “유전체 분석 기술을 활용해 항암제 효과를 미리 확인할 수 있게 되면 환자가 약 부작용 등으로 고생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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