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주 변호사, '자동차 매매 시 기망 사기죄, 대법원 무죄 이유는'
방금 자동차를 구매하였는데 판매자가 다시 훔쳐갔다면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그렇지 않다.

작년 A씨가 B씨에게 자동차를 매도하겠다고 하고 자동차를 양도하면서 매매대금을 편취한 다음, 자동차에 부착해 놓은 GPS로 위치를 추적해 판매한 자동차를 다시 훔친 사건이 있었다.

통상 판매한 중고 자동차에 GPS를 부착하며 적극적으로 훔치고자 했으므로, 사기가 성립될 것이라 생각했고, 검찰은 사건 피의자에 대해 사기 및 특수절도로 기소했다. 하지만 최종 대법원에서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무법인 대양의 하영주 변호사는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처음부터 속일 생각이 있었느냐 보다,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하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사기죄가 얼마나 성립되기 까다로운지 보여준다. 피고인이 처음부터 자동차를 매매 양도한 후 GPS까지 설치해 다시 훔치고자 하는 명백한 의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매매 서류를 넘겨주었으므로 사기는 성립하지 않았다”면서, “만약 서류가 가짜였더면 사기와 특수절도가 모두 성립돼 가중처벌을 받았겠지만, 결국 이 경우는 단순 특수절도만 성립됐다.”라고 설명했다.

사기죄에 대해 1심과 2심이 법리 오해를 하여 결국 대법원에서 뒤집어진 것처럼, 사기죄는 어떤 관점에서 보는가에 따라 성립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따라서 사기죄라고 생각돼 고소하는 경우나 사기죄로 고소당한 경우 좀 더 냉철하게 상황과 법리를 이해해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하영주 변호사는 “이번 중고차 매매양도 편취 건은 깊게 들여다보면 사기죄의 본질과 성립 요건에 대해 의미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사기 피해를 입었거나, 억울하게 사기로 고소를 당했다면 변호사와 함께 대응방안을 정확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