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5개 구(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가 많은 지역일수록 장바구니 물가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영세 슈퍼마켓 등 일반 마트와 가격 인하 경쟁을 벌여 결과적으로 소비자 물가가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일 ‘대형마트와 생필품 소비자가격 간 상관관계’ 조사 보고서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 25개 구에 있는 백화점, 대형마트, 기타 중소형 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라면, 밀가루, 식용유, 기저귀, 설탕 등 30개 생필품 판매가격 평균치를 비교한 것이다.

조사 결과 5개 대형마트가 입점한 중랑구와 강서구의 장바구니 물가(지난해 기준)는 평균 17만817원으로 25개 구 가운데 가장 낮았다.

반면 대형마트가 한 곳도 없는 종로구와 서대문구의 장바구니 물가는 평균 17만8082원으로 가장 비쌌다. 종로구와 서대문구는 2011~2014년 4년간 평균 장바구니 가격 비교에서도 25개 구 가운데 각각 두 번째, 다섯 번째로 높았다.

한경연은 대형마트가 많이 입점해 있는 지역일수록 개별 생필품 가격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가 많은 지역일수록 30개 생필품 중 맛김과 세탁세제를 제외한 28개 품목의 가격이 낮았다는 것이다.

정회상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 결과를 보면 대형마트가 33개 생필품 가운데 21개 품목을 일반 슈퍼마켓 등 경쟁 매장보다 싸게 팔고 있다”며 “대형마트가 가격 경쟁을 촉진해 생필품 가격을 낮추고 있다는 상관관계가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 편익을 높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