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갈수록 저조한 부사관·ROTC 지원, 軍 허리가 무너진다

군 초급 간부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육·해·공군은 부사관 1만1107명을 채용하려고 했으나 9211명밖에 채우지 못했다. 육군 학군장교(ROTC) 경쟁률은 2015년 4.5 대 1에서 지난해 2.4 대 1로, 부사관도 7 대 1에서 3.6 대 1로 거의 반토막 났다. 사관학교 지원율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병사 복무기간 단축, 군 장비 첨단화 등으로 군 초급 간부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진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격오지 근무 기피 등의 영향도 있지만,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 여파가 크다. 초급 간부에 대한 대우가 병사 처우 개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 따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공약에 따라 병장 월급은 2025년 205만원(적금 포함)으로 오를 예정이다. 이미 병장 월급은 올해 100만원으로 10년 전보다 771% 올랐지만, 하사(1호봉)는 같은 기간 95만300원에서 177만800원으로 18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병장 월급이 205만원으로 오르면 장교 복무 희망이 42%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저출산으로 병역 자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우려를 더 키운다.

이를 해결하려면 간부 중심의 첨단형으로 탈바꿈해야 하지만 간부마저 지원이 줄고 있어 군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아무리 고효율 첨단 장비를 갖춰도 운용할 인재가 없으면 소용없다. 군 전략과 전술 개발도 간부들의 몫이다. 유능한 지휘관을 양성하기 위해서라도 우수한 초급 간부 확보는 필수적이다. 그렇다고 병사들만큼 간부들도 월급을 대폭 올린다면 막대한 재정이 문제다. 그만큼 첨단 무기 구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병사 월급 205만원은 모병제인 미군 병사에 못지않다. 이참에 적정 수준의 병사 월급, 군 허리 사기 진작 방안, 저출산 시대 병역 자원 급감에 대비한 군 인력 충원 등 전반을 놓고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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