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방산·태양광…퍼즐 맞춰가는 한화 김동관의 '빅픽처'

대우조선 이어 HSD엔진 인수 추진…조선·에너지사업 시너지
김 부회장 중심 미래사업 발굴 가속…승계작업 속도 낼듯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 인수에 나서면서 사업구조 재편을 위한 또 하나의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HSD엔진을 인수할 경우 조선과 방산,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 간 시너지가 예상된다.

한화그룹의 미래 사업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총괄하고 있는데, 사업재편과 함께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엔진 제조부터 선박 건조까지…조선업 수직계열화 추진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임팩트는 지난 16일 HSD엔진 지분 33%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화는 4월 본계약을 체결한 뒤 기업결합승인 심사를 거쳐 3분기 안에 인수를 매듭지을 계획이다.

HSD엔진 인수 추진은 조선업에 대한 한화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HSD엔진은 중대형 선박용 엔진을 만드는 회사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한화가 HSD엔진까지 품으면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다.

보통 대형선박 엔진은 제작에만 수개월이 걸리고, 엔진이 완성되지 않으면 선박 건조를 시작할 수 없다.

자체 엔진사업부를 가지고 있으면 급한 건조 일정이 있을 때 엔진 제작 일정을 유연하게 조율할 수 있다. HSD엔진 인수로 에너지 분야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한화임팩트의 가스터빈 기술을 결합하면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엔진 생산 시기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맞춰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엔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다만 한화는 STX중공업 인수전에서는 손을 떼기로 했다.

중소형 엔진 전문기업인 STX중공업보다는 중대형 엔진을 만드는 HSD엔진을 인수하는 것이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 방산·신재생에너지 중심 사업 재편…3세 경영도 본격화
한화그룹은 지난해부터 핵심 계열사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방산 사업이 있다.

우선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한화디펜스 등 3개 회사에 분산돼 있던 그룹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했다.

그룹 방산 사업을 통합해 경영 효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상선은 물론 군함·잠수함 등 건조 능력을 갖춘 대우조선해양을 품으면서 한화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통합 방산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업계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매물로 나올 경우 한화가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방산 사업 강화를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한화가 KAI를 노리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다.

다만 한화는 KAI 인수 추진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

한화의 미래를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은 신재생에너지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이끄는 한화솔루션은 지난 1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백화점 사업부인 갤러리아 부문 인적분할을 확정했다.

태양광 사업을 중심으로 한화솔루션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고 에너지 사업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태양광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김동관 부회장이 뚝심 있게 진행한 태양광 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본 셈이다.

나아가 김 부회장은 미국 조지아주에 3조2천억원을 들여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짓기로 하는 등 태양광 사업에 승부수를 띄웠다.

또 재계에서는 일련의 사업 재편 과정이 한화의 3세 경영과 맞물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김동관 부회장이 제조와 방산 등 주력 사업과 그룹 전반을 총괄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 부회장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에 더해 ㈜한화 전략부문·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또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사업을, 김동선 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을 맡는 식으로 역할이 나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