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렛 화재 유가족들 "제대로 된 상황설명 없이 통제만" 울분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사고 유가족들이 사고 이튿날인 27일 행정 당국과 현대백화점 측이 무책임한 행동을 한다며 항의했다.

전날 화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사망자의 작은아버지라고 밝힌 A씨는 이날 오후 1시 15분께 현장 지휘본부 프레스센터를 찾아 "어제 조카의 생사 확인 여부를 알려고 소방지휘 본부에 들어갔다가 경찰과 소방이 저지하고 나서 결국 쫓겨났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형님은 온종일 아들의 생사를 찾아 나섰는데 누구 하나 제대로 상황을 설명해주는 이 없이 가족들을 대상으로 통제만 했다"며 "그러더니 불쑥 장례식장에 나타나 장례 절차를 논의하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이날 유가족 대표로 나선 것이 아니라면서도 "사망자들이 보여주기식 행정을 위한 장식품이 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35세 청년이 꽃도 못 피우고 부모 곁을 떠났다"며 "최신식 대형 쇼핑 시설에 시민들도 많이 찾는 이곳에서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숨질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60대 사망자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B씨도 이날 "대전시청도, 유성구청도 어디에서도 유가족들에게 분향소 및 제대로 된 계획을 말해주는 곳이 없었다"며 "유가족들은 어디다 물어볼 곳도 없이 방치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백화점 측은 전날 사망자 빈소를 찾아 유가족들과 장례 절차를 논의했지만, 유가족 대부분은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급하게 장례를 치렀다가는 억울하게 돌아가신 형님이 보상도 제대로 못 받고 어렵게 사는 가족들을 남겨두실 것 같았다"며 "너무나 가난한 형편에 원양어선을 타며 번 돈으로 동생들을 키웠던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카가 아파 정년퇴직 후에도 못 쉬던 분이다"며 "시청이나 구청이 유가족들을 방치하지 말아달라"며 눈물을 훔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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