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막아선 전장연 활동가 2명 검찰 송치…대표도 '입건'

올해 지하철 시위는 입건 전 단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시내에서 시내버스를 막아 운행을 지연시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10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4일 전장연 활동가 2명을 업무방해 및 집회시위법·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저상버스 100% 도입, 특별교통수단 확대 등을 촉구하며 버스 앞을 가로막아 운행을 약 30분 지연시킨 혐의를 받는다.경찰은 지난해 1월 광화문 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장애인의 탈시설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미신고 집회를 열었던 활동가 3명도 집회시위법·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최근 '지하철 시위' 주도자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등도 혜화경찰서에 입건됐다. 고소인 측은 전장연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6차례에 걸쳐 지하철 승하차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열차 운행을 총 5시간 39분 지연시켰다며 전차교통방해, 업무방해 등 혐의를 적어 경찰에 제출했다.

올해 지하철 시위도 시민들이 피해 신고를 넣었지만, 경찰의 출석 요구에 전장연 측이 응하지 않아 입건 전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장연 측은 '서울교통공사와의 민사소송이 끝나고 출석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중앙지법에 전장연과 박경석 대표 등 관계자 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3000만원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전장연은 지난달 29일 대통령직인수위와의 면담 이후 지하철 시위를 잠정 중단했다. 다만 인수위가 이달 20일 장애인의 날까지 예산·입법 요구에 책임 있는 답변을 주지 않는다면 시위를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장연은 인수위와의 면담에서 서울 지하철에 엘리베이터 100% 설치, 장애인 탈시설 권리 예산 807억원, 장애인 활동 지원을 위한 예산 2조9000억원을 요구한 바 있다.전장연 관계자는 "장애인의 이동권과 교육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는 배려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함께 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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