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에 궁지 몰린 트럼프…부정확한 해명에 '눈총'

"99% 무해·사망률 최저" 사실과 달라…"검사 많아 확진자 많다" 주장도 도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책임론을 방어하려는 여러 주장을 내놓지만 신빙성이 의심스럽거나 거짓 해명이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사망률이 낮다거나 위험성이 높지 않다는 식으로 대응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하지만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99%는 무해하다고 주장한 것이 대표적이다.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어디에서 그 숫자를 가져왔는지 알아내려 하고 있다"며 신뢰를 두지 않았다. 그는 "내 생각에 누군가가 일반적 치명률이 약 1%라고 대통령에게 말한 것 아닌가 싶다"며 "그래서 대통령은 99%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석했지만 이는 분명히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 환자의 80%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20%가량이 입원한다고 지적한다면서도 얼마나 많은 환자가 발견되지 않았는지 역시 불분명한 상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검사 건수가 4천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많아 확진자 수가 많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 역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는다.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확진자는 313만명, 사망자는 13만명가량으로 전 세계 감염자와 사망자의 각각 4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는 검사 건수 자체가 아니라 검사 대비 양성 비율이다.

존스 홉킨스대 자료상 지난 9일 기준 직전 7일간 양성반응 비율은 8.2%로 한 달 전인 6월 9일 4.4%의 배 수준으로 올랐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특히 최근 확진자가 급증한 텍사스는 이 비율이 같은 기간 6.6%에서 15.6%, 플로리다는 4.1%에서 19.1%, 애리조나는 12.7%에서 26.8%로 더 큰 폭으로 올랐다.

감염자에 비해 검사가 더 늘어 확진자가 더 많이 증가했다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대로라면 양성 반응률이 떨어져야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로 감염자 증가세가 더 가팔라 양성 반응률이 올라가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인구 기준으로 봐도 미국의 인구는 독일보다 약 4배 많지만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5배가량 더 많아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더 심각함을 알 수 있다.

CNN은 독일 같은 나라는 초기에 공격적 검사로 발병 억제에 성공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검사 필요성이 줄었다며 현재 미국은 감염자가 많아 더 많은 검사를 계속하고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8일 이틀 연속으로 미국의 치명률이 가장 낮다는 트윗을 올렸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는 비판을 받는다.

ABC방송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미국의 인구 10만명당 사망자는 39.82명으로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사망률을 기록했다.

또 확진자 수 대비 사망률은 4.4%로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중간 정도 수준이라는 게 ABC의 평가다.

더욱이 미국의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2위인 브라질의 각각 2배 수준일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보좌진조차 설명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꼬집었고, CNN은 "전문가들은 미국의 초기 검사 준비가 너무 늦었고 지금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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