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입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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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호르몬 주사 맞으려는데, 꿀팁 좀 알려주세요."

인플루언서이자 의류 쇼핑몰 사업가인 홍영기가 11세 아들의 현재 키가 124cm, 예상 키가 162cm라는 검사지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홍영기는 148cm의 키에 귀여운 외모로 사랑받은 '얼짱' 출신 인플루언서다. 그의 남편이자 인플루언서인 이세용 역시 키는 170cm로 알려졌다.

지난해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에서 공개한 제8차 한국인 인체치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대 남성 평균 키는 174.4cm다. 평균 키보다 작은 예측 키에 홍영기는 "엄마 유전자라 미안해"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키가 148cm인 인플루언서 홍영기(좌)와 아들의 키 검사지/사진=홍영기 인스타그램
키가 148cm인 인플루언서 홍영기(좌)와 아들의 키 검사지/사진=홍영기 인스타그램
요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외모에 관심을 많이 보이면서 작은 키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초등학교 2학년 9세 남자아이를 키우는 학부모 양모 씨는 "학교에 입학한 후 애가 '반에서 내가 제일 작다'면서 속상해했다"며 "요즘 아이들이 워낙 크다 보니 '내가 평균 키보다 작아 아이가 작진 않을까' 걱정돼 성장 클리닉을 알아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저신장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16년 2만9061명에서 2021년 4만3618명으로 5년 사이에 약 50%나 뛰었다. 연령별로는 5세 이상 10세 미만이 49%로 가장 많고 10세 이상 15세 미만이 37%를 차지했다.

저신장은 동일 연령, 동일 성별에서 100명 중 3명 이내로 키가 작은 경우 해당한다. 또한 표준 키에 비해 10cm 이상 작거나 3~10세의 어린이가 1년에 4cm 미만으로 자라면 저신장을 의심해야 한다.

저신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는 부모의 키가 꼽힌다.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는 것. 하지만 유전 외에도 성장호르몬 결핍, 염색체나 골격계 이상 등이 있을 수도 있는 만큼 저신장이 의심될 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저신장 치료법으로는 성장호르몬 주사 투약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보통 주6~7회씩 수면 전에 자가 주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문의의 안내에 따라 성장판이 닫히기 전까지 투약한다. 골연령이 어릴수록, 치료 기간이 길수록, 치료 시작 때 키와 부모 중간키가 클수록, 치료 첫해 성장 속도가 빠를수록 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결과 성장호르몬 분비에 장애가 있거나 성장이 지연되는 질환이 있고 있다면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한 달에 70~80만원 선인 주사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1년으로 따지면 1000만원 정도 드는 셈이다.

비용뿐 아니라 오남용도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다. 식품의약안전처는 "성장호르몬 주사 자체가 정상인 아이의 키를 키우는 '키 크는 약'이 아니며,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 사용을 결정해야 한다"면서 성장호르몬 주사가 '저신장 치료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주사 부위가 부풀어 오르거나 염증이 생기거나, 두드러기와 발진 등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뿐 아니라 혈당까지 상승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의 항인슐린 효과가 혈당을 증가시키기 때문. 그 때문에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기 시작하면 반드시 주기적으로 혈당 검사를 해야 한다.

선천적으로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이 있고 있다면 체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관절통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주사량이 적절하지 않을 경우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다른 호르몬에 영향을 줘서 식은땀, 빠른 심장박동, 두통, 갑작스러운 배고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의원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한의사들도 "한약재가 키를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의 개별 상황에 맞는 약재를 사용해 성장을 돕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키 크는 약으로 유명한 한의원의 A 원장은 한경닷컴에 "한약을 먹는 것만큼이나 생활 습관의 변화가 중요하다"며 "체질에 맞는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일찍 자고, 줄넘기와 같은 운동을 꾸준히, 많이 시켜주는 게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