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온 파이어' 29일 개봉
'노트르담 화재' 영화로 만든 장 자크 아노 "서스펜스 가득"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라는) 현실 이면에 있는 서스펜스로 가득한 이야기에 끌렸죠."
2019년 4월 15일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사건을 영화화한 '노트르담 온 파이어'의 장 자크 아노 감독은 최근 온라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달 29일 개봉하는 영화는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재현했다.

관객은 전 세계를 안타깝게 했던 그날로 돌아간다.

다큐멘터리의 느낌이 강하지만, 어디까지나 배우의 연기가 중심인 극 영화다.

아노 감독은 처음에 다큐멘터리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그는 "뉴스로 보도된 팩트 이외의 것들, 나도 알지 못했던 것들에 좀 더 마음이 끌렸다"고 털어놨다.

'노트르담 온 파이어'가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로 탄생한 배경이다.

영화의 주인공이 노트르담 대성당이라면, 그를 위협하는 적은 불이다.

인간은 대성당을 지키지 못했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사투를 벌인다.

영화의 도입부는 노트르담 대성당 보수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보여준다.

건물 내부에 들어온 비둘기는 먼지가 쌓인 채 뒤엉킨 전선을 쪼아댄다.

대성당의 화재를 아는 관객은 불안감에 빠져든다.

아노 감독의 집은 대성당과 겨우 2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한다.

그는 "그렇게 위대한 문화유산이 그 정도로 허술한 보호를 받았다는 게 너무 놀라웠다"며 "어찌 보면 코미디의 요소도 있다"고 말했다.

대성당의 화재 감지 시스템이 경보를 울린 지 30분 가까이 지나도록 소방 당국은 화재를 인지하지 못한다.

대성당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휴대전화로 전달받은 당국자가 소방차를 출동시키지만, 불법 주차된 차량 탓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

'노트르담 화재' 영화로 만든 장 자크 아노 "서스펜스 가득"
화재 진압의 '골든 타임'은 놓쳤지만, 소방관들은 대성당을 최대한 지켜내려고 몸을 사리지 않는다.

극히 위험한 임무에 뛰어든 결사대의 행동은 액션 영화의 클라이맥스 같다.

아노 감독은 "가장 위로가 된 것은 대성당 안에 있던 중요한 보물들을 손실 없이 지켜낸 점"이라며 "소방관들이 얼마나 위대한 사람들인지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영화 촬영 당시 노트르담 대성당은 재건 작업으로 출입이 제한된 상태였다.

아노 감독은 대성당의 일부 공간을 본뜬 세트장을 만들고 실제로 불을 붙여 화재 현장을 실감 나게 재현했다.

화재 당시 대성당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찍은 영상도 제보받아 영화에 편집해 넣었다.

이를 통해 영화의 사실성을 더했다.

아노 감독은 '장미의 이름'(1989), '연인'(1992), '티벳에서의 7년'(1997), '에너미 앳 더 게이트'(2001) 등의 작품으로 국내 관객에게도 낯설지 않다.

그는 이번에 재난 영화를 찍은 데 대해 "늘 같은 영화를 만드는 걸 정말 싫어한다"며 "창조적인 사람은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자기 에너지의 100%를 쏟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노 감독은 다양한 시도를 하며 자기 영화 세계를 넓히지만, 일관적으로 추구해온 것도 있다.

그는 "('노트르담 온 파이어'와 같이) 실제 일어난 일에 기반한 영화를 좋아한다"며 "실제 일어난 일에서 영감을 얻은 이야기는 더 많은 신뢰를 주고 더 깊은 감정을 끌어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