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영 위원장 복귀 사실상 불발…올해 영화제 파행 불 보듯
인사잡음서 성추행 논란까지 비화…혼돈에 빠진 부산국제영화제
인사 논란으로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가 직장 내 성추행 논란까지 비화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졌다.

이에 따라 4개월여 앞둔 올해 영화제의 정상 개최가 가능할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일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전날 영화제 측에 문자로 '개인적인 문제로 복귀가 힘들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허 집행위원장은 동급인 운영위원장직 신설에 반발, 지난달 11일 사의를 표명하고 업무 거부와 동시에 연락을 끊었다.

영화계와 BIFF 내부에서는 오는 10월 개막 예정인 올해 영화제를 위해서는 허 위원장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판단, 그동안 복귀를 설득해 왔고 허 위원장 자신도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던 와중에 허 위원장이 복귀 불가를 통보하면서 영화제 안팎에 다시 충격을 던졌다.

허 위원장이 언급한 '개인적인 문제'는 직장내 성추행 사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언론은 허 위원장의 성폭력 의혹을 보도했다.

이 언론은 허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성희롱과 성추행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영화제 직원 A 씨가 최근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에 이 같은 내용을 제보하고 법률적 상담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A 씨의 제보에는 허 집행위원장 재직 중 발생한 부당한 업무지시, 부적절한 언어 사용, 부적절한 성적 표현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허 위원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제보 내용의) 사실관계를 밝히는 데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이고, 사안 자체가 중대한 논란이 될 수 있어 이런 상황에서 영화제에 복귀한다면 그 논란은 고스란히 영화제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다.

이게 최종적으로 사퇴를 결정한 이유"라고 밝혔다.

인사잡음서 성추행 논란까지 비화…혼돈에 빠진 부산국제영화제
BIFF는 허 집행위원장의 개인 문제가 제대로 밝혀질 때까지 사표 수리를 보류한다고 밝혔지만, 영화계는 패닉에 빠졌다.

인사논란 문제에다 성추행 사건까지 겹친 이번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고 오는 10월 초 개막하는 영화제 준비에 매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이 많다.

무엇보다 이미지 추락에 따른 협찬 어려움, 부산시민의 영화제 외면 등으로 이어질 경우 영화제는 최대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부산 문화계 한 인사는 "부산 시민들 일각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이름과 장소, 돈만 부산에서 지원하고 내부는 특정 대학과 특정 영화 잡지사 출신이 독점하는 '남의 잔치'로 보고 있다"며 "이번 기회에 인사조직 및 직장 문화를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IFF 측은 이번 사태 수습을 위해 2일 이사회를 열어 올해 영화제 준비 등 긴급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