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카고' 25주년 기념 오리지널팀 내한…8월6일까지 공연
"'시카고' 200번 공연 중 박자 맞춰 박수친 건 한국관객이 처음"
"술은 차갑게 피아노는 뜨겁게, 그게 바로 재즈야".
지난 27일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한 뮤지컬 '시카고'를 상징하는 넘버 '올 댓 재즈(All That Jazz)'의 가사다.

조명을 받으며 사뿐히 계단을 걸어 내려오는 주인공 벨마 켈리는 이내 관능적인 안무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벨마를 연기한 배우 로건 플로이드는 31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첫 공연의 엔딩곡을 부를 때 관객들이 박자에 맞춰 박수를 쳐주셨는데 200번의 공연 동안 처음이었다"며 "한국에서 공연할 수 있어 특권이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작품이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서는 "화려한 세트가 없고 소박한 세트에서 공연하지만, 반짝거리는 모습을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카고' 200번 공연 중 박자 맞춰 박수친 건 한국관객이 처음"
'시카고'는 남편과 바람을 피운 여동생을 살해한 벨마 켈리와 정부를 살해한 뒤 수감된 록시 하트가 유명 가수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1920년대 미국 시카고를 배경으로 보드빌(희극에 노래와 춤이 더해진 통속적인 쇼) 공연을 관람하는 듯한 재즈 음악과 춤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스타가 되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힌 록시를 연기한 케이티 프리든은 "음악은 시대를 초월한다"며 "한국 관객에게 와닿는 아름다운 음악이 '시카고'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에 출연한 우리나라 배우들을 만난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는 "비현실적 경험이었다"며 "'시카고'라는 오래된 전통의 일부가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시카고' 200번 공연 중 박자 맞춰 박수친 건 한국관객이 처음"
'시카고'는 미국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장기간 상연한 작품이라는 기록을 세운 뮤지컬계의 전설이다.

1975년 처음으로 무대화된 뒤 1996년 연출가 월터 바비에 의해 재탄생했다.

이번 공연은 작품의 25주년을 기념하는 오리지널팀의 내한 공연으로 2017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미국 투어를 위해 결성된 팀으로 주연 플로이드와 프리든이 '시카고'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든은 배우로 활동한 경력이 짧지만 무대에서 다채로운 표정 연기를 선보이며 눈길을 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발레를 배웠는데, 발레에는 대사가 없어 움직임에 집중하다 보니 다양한 표정이 개발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카고' 200번 공연 중 박자 맞춰 박수친 건 한국관객이 처음"
최고의 승률을 자랑하는 변호사 빌리 플린이 복화술을 통해 록시 대신 언론을 상대하는 넘버 '동시에 총에 손을 뻗었지'(We both reached for the gun)는 작품을 감상하는 포인트 중 하나로 꼽히는데, 이번 공연에 복화술이 등장하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빌리를 연기한 제프 브룩스는 이에 대해 "복화술 없이도 록시를 조종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 복화술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 공연에 대해서는 "긴 역사를 가진 공연에 참여할 수 있어 기쁘다"며 "관객분들이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은 8월 6일까지 이어진다.

"'시카고' 200번 공연 중 박자 맞춰 박수친 건 한국관객이 처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