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회 문체위 소위원회 논의…예술대 학생·교수들 규탄대회
한예종 석·박사 과정 개설 법안에 예술대학들 "특혜" 반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 석·박사 학위 과정을 개설하는 법안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화되자 예술대학들이 '특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문화예술법안 소위원회는 30일 오전 '한예종 설치법'을 상정해 논의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윤덕·박정,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한예종 설치법은 한예종에 정규대학처럼 석사 및 박사 학위 과정의 대학원을 둘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한예종은 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이 아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예술학교인 '각종학교'로 분류돼 있어 석·박사 학위 수여가 불가능하다.

대학원에 해당하는 예술전문사 과정을 이수한 뒤 상급학교의 박사 과정에 입학했을 때만 석사 학력이 인정된다.

이에 한예종은 한예종 설치법을 숙원사업으로 삼고 해당 법안 통과를 추진해 왔다.

한예종의 법적 지위를 강화해 예술 전문교육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른 대학과의 교류·협력 등을 통해 예술전문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확고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한예종을 졸업한 뒤에도 해외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러 떠나는 학생들이 대다수이고, 반대로 석·박사 학위가 인정되지 않아 유학생을 유치하는 데도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 한예종의 입장이다.

김대진 한예종 총장은 지난해 10월 개교 3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에서 유학 오는 학교가 되기 위해 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예종이 대학원까지 두게 될 경우 지금도 국내 예술계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한예종의 독식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한예종 설치법은 1999년, 2004년 추진됐지만, 매번 공정성 훼손 등 기존 대학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과 한국예술교육학회는 전날 한예종 설치법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예술교육의 자율적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문화부 소속기관인 한예종에 교육부 인정 석박사 학위 과정을 신설하는 것은 유아 대상 영재교육원부터 박사과정까지 한예종 안에서 수직계열화해 독점하려는 것"이라며 "한예종은 교육부 소속 예술대학과는 달리 문화부 소속으로 관련 정보 및 물적 지원을 충분히 받고 있고, 교수 요원도 예술대학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각 예술대학 학생과 교수들도 30일 국회 앞에서 1천여명 규모의 '한예종 특별법 절대 반대' 규탄 집회를 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