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부자가 될 '한 방'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부자가 되고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책들 앞에서 우리는 고민한다. ‘어떤 책을 읽어야 떵떵거리고 살 수 있을까?’

로런스 코틀리코프 미국 보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간 <돈에 관한 결정들>에서 냉정하게 말한다. ‘부자가 되는 한 방은 없다’고 한다. 꽤나 실망스러운 말이다. 다만 그는 소득이나 투자 현황 등 생활 수준에 따라 생애주기별로 더 부유해지고 행복해지는 결정을 내리는 방법은 알려줄 수 있다고 한다. 이른바 ‘맥시파이 플래너(자산 극대화 계획)’를 통해서다.

저자는 최고의 재테크는 ‘인생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당장 눈앞에 닥친 오늘, 이달, 올해가 아니라 초년부터 노년까지 전체 인생의 흐름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복잡한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발품을 팔아 전국의 임장(臨場)을 다니는 것보다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흐름을 읽어야만 욕심에 취해 엉뚱한 일을 벌이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돈 걱정에서 해방되는 방법은 이론적으론 간단하다. 더 벌고, 위험을 줄이고, 효율을 올리면 된다. 초봉이 높은 직종보다 소득 성장이 빠른 직업을 선택하고, 소득·수명·장수 등의 위험에 대비하고, 지출의 ‘가성비’를 키우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10가지 머니 플랜을 제시하며 인생을 설계해준다. 빨리 은퇴하지 말고 돈 벌기를 멈추지 말라고 말한다. 무리하게 집을 사지 말라고도 한다. 그러나 집은 꼭 필요하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구매해야 한다.

심지어 돈을 보고 결혼하라고도 한다. 생활 수준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사랑을 찾을 때는 돈도 찾으라고 강조한다. 결혼이나 동거와 같이 둘 이상의 경제공동체는 자산을 불릴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위자료 계산 등 이혼했을 때의 해결책도 제시한다.

이같이 지극히 현실적인 방법과 금융 지식을 통해 재무학적 관점에서 우리에게 삶의 단계별 방향을 알려준다.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높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는 부자가 되는 선택의 기회를 잘 잡을 수 있을까. 저자의 인생 설계를 따라가면 가난하지 않고 부자로 죽을 수 있을까.

이금아 기자 shinebij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