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만나는 예술적 하루, 아르떼
“요즘 어떤 음악을 듣고 있으신지요. 마음속에 항상 걸려 있는 그림엔 무엇이 그려져 있나요. 가끔 떠오르는 ‘인생의 책’이 궁금합니다. 가장 최근에 본 연극은 재미있었습니까.”

이런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어떤 사람은 너무 많아서 머뭇거리겠지만 어떤 사람은 너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죠. 너무 없어서 그렇다면 조금은 서글퍼질 수도 있겠습니다. 자신에게 그럴듯한 취향 하나 선물하지 못했으니까요.

예술이라는 게 그런 것 아닐까요. 거창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나만의 취향, 나만의 비밀, 나만의 사치 뭐 이런 것 말입니다. 멋진 옷이나 화려한 보석처럼 남을 의식하는 ‘피곤한 사치’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가는 ‘행복한 사치’ 말입니다. 예술적 취향이 있다는 것은 곧 나의 존재를 규정하는 일입니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 아는 건 멋진 일이고요.

예술의 세계에 다가가는 일은 사실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예술의 세계는 무척 너그럽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에게나 허락된 곳이자, 아무리 많이 써도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니까요. 예술가들은 또 어떤가요. 도저히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어서, 가슴 속에 피어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다른 형태로 빚어낸 사람들이지요. 그들의 언어는 음악이 되고, 그림이 되고, 시가 됩니다. 때론 몸짓이 되고, 극이 됩니다. 수천 년을 이어온 이들의 언어를 조금씩 배워가는 우리도 어쩌면 모두 예술가일지 모르겠습니다.

아르떼는 ‘어떤 예술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머뭇거리던 모든 이를 위한 공간입니다. 나의 예술적 취향을 새롭게 발견할 수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예술을 더 깊게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아, 머뭇거림의 이유가 후자였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인생은 짧고, 아르떼의 즐거움은 끝이 없거든요.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