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음악인] 헤밍웨이가 반한 목소리…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마리아 칼라스(1923~1977)는 20세기 최고의 소프라노로 꼽힌다. 아름답고 청아한 고음을 선보여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노인과 바다>를 쓴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황금빛 목소리를 가진 태풍”이라고 극찬했다.

칼라스는 그리스계 미국인이다. 어릴 때부터 천부적인 소질을 보였으며, 열아홉 살에 오페라 ‘토스카’로 데뷔했다. 스물일곱 살엔 이탈리아의 대표 오페라 극장인 라 스칼라 극장에서 오페라 ‘아이다’를 선보여 선풍적 인기를 얻었다. 이후 ‘나비부인’ ‘카르멘’ ‘노르마’ 등 총 46편에 달하는 오페라 무대에 올랐다. 엄청난 노력파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오페라 여주인공 역을 맡기 위해 30㎏을 감량하기도 했다.

칼라스의 사랑 이야기도 유명하다. 그는 스물여섯 살에 사업가 조반니 바티스타 메네기니와 결혼했지만, 10년 후 헤어졌다. 서른네 살에 그리스의 ‘선박왕’으로 불린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오나시스는 칼라스를 버리고,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의 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와 결혼했다.

칼라스가 태어난 지 100주년을 맞은 올해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무대가 펼쳐진다. 예술의전당에서 오는 4월엔 ‘마리아 칼라스&엔리코 카루소를 위하여’ 공연이, 10월엔 오페라 ‘노르마’ 공연이 열린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