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언박싱 코로나·연결된 고통
▲ 언박싱 코로나 = 조화순·김정연·이병재 등 지음.
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인공지능(AI)이 사회 곳곳에 퍼질 정도로 사회는 발전했지만, 새로운 '역병' 앞에 그런 최첨단 기술도 속수무책이었다.

사람들은 집안에서 거의 모든 일을 해결했고, 상당수 도시는 봉쇄를 단행했다.

중세시대가 다시 도래한 듯했다.

2~3년의 혼란 끝에 인간은 다시 일상을 되찾았다.

팬데믹이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사람들은 예상했지만, 팬데믹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별로 없었다.

야구장과 축구장은 팬들이 쏟아내는 열기로 다시 뜨거워졌고, 학생들은 학원에서 수업을 받느라 분주해졌다.

재난의 크기에 비례한 거대한 변화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전과 달라진 점도 있었다.

팬데믹으로 기존에 잠재돼 있던 모순이 강화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팬데믹을 거치며 가짜뉴스와 정치적 양극화는 널리 퍼졌고, 이는 인류가 발전시켜온 공동체의 가치와 민주주의 제도를 위협했다.

경제 양극화는 위험 수위로 치달았다.

국가 간 기술 격차도 심화했다.

기존 문제가 더욱 커진 셈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연세대 디지털사회과학센터를 중심으로 모인 정치·경제·노동·사회·복지·환경 전문가들이 팬데믹이 촉발한 정치·사회의 변화에 대해 질문하고 토론했다.

책은 그 사유의 결과물이다.

저자들은 인식(idea), 제도(institution), 이익(interests)의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상을 포착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방안을 제시한다.

페이퍼로드. 340쪽.
[신간] 언박싱 코로나·연결된 고통
▲ 연결된 고통 = 이기병 지음.
내과 의사인 저자는 공중보건의 시절 3년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외국인 노동자 전용 의원(외노의원)에서 근무했다.

그는 에티오피아에서부터 중국 조선족까지 10개국에 이르는 다양한 문화권의 환자를 진료했다.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언어가 달라 소통이 힘들었다.

국내 질환과는 다른 이질적 질환과 마주한다는 어려움도 있었다.

환자들의 질환은 진단명 하나로 압축되지 않는 '서사'가 있었다.

그는 더 나은 진료를 위해선 환자의 역사적·사회적·문화적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체득했다.

저자는 "고통과 통증은 오직 개인적인 것이라 상상하지만 실제로는 그가 속한 문화와 사회와 역사의 층위 위에서 상연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저자가 더 나은 진료를 위해 인류학에 입문한 이유였다.

책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면밀한 관찰의 기록이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이 기록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존재하는 거대한 고통의 일부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거나 적으나마 해석의 여지를 늘려주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아몬드. 26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