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42)이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에서 뉴욕 필하모닉으로 자리를 옮긴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두다멜이 2025년 음악감독 계약이 만료되는 LA 필하모닉을 떠나 2026년부터 뉴욕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맡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두다멜은 2024년 말 계약이 만료되는 야프 판 즈베던 음악감독의 후임 자격으로 2025년 뉴욕 필하모닉을 지휘하고, 2026년 가을에 음악감독으로 정식 취임한다. 계약기간은 5년으로, 연봉 등 계약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다멜은 “뉴욕 필하모닉은 놀라운 오케스트라이며 제가 가서 중요한 것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새로운 집을 짓고, 새로운 문을 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1981년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난 두다멜은 열 살 때 클래식에 입문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음악 교육을 해주는 ‘엘 시스테마(El Sistema)’에서 창립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에게 지휘를 배웠다. 1999년 베네수엘라 시몬 볼리바르 청소년 관현악단의 음악감독을 맡았고, 2004년 말러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우승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2007년 스웨덴 예테보리 교향악단 음악감독으로 국제무대에 첫발을 내디뎠고, 2009년 28세의 나이에 LA 필하모닉 역사상 최연소 음악감독에 발탁됐다. 이후 LA 필하모닉을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오케스트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LA 필하모닉에서 최근 5년간 280만 달러(약 35억 원)의 연봉을 받은 두다멜은 클래식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지휘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2021년 8월부터 프랑스 파리 국립 오페라 음악감독도 맡고 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