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까지 '의·표·예,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 특별전
'패션 1세대' 앙드레김·최경자·노라노의 옷…공예박물관 전시
우리나라 1세대 패션 디자이너로 꼽히는 최경자, 노라노, 앙드레 김이 만든 의상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오는 7일부터 4월 2일까지 1세대 패션 디자이너가 만든 의상을 주제로 '衣·表·藝(의·표·예),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중에게도 익숙한 고(故) 앙드레 김의 이브닝드레스, 국내에서 처음으로 패션쇼를 연 노라노(95)가 만든 웨딩드레스, 국내 최초 패션전문교육기관을 만든 최경자의 이브닝코트 등 의상 작품 35벌과 옷본·드로잉·견본 등 20여 점이 소개된다.

이들은 모두 패션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20세기 초중반 한국에서 활동한 1세대 유명 패션 디자이너다.

최경자는 1937년 함흥에서 양장점 '은좌옥'을 열고 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 패션 전문 교육기관인 '국제패션스쿨', 국내 최초 모델양성기관인 '국제차밍스쿨' 등을 세운 국내 패션계의 대모로 꼽힌다.

노라노는 1952년 서울 명동에 '노라노의 집'을 개업한 뒤 1956년 국내 최초로 패션쇼를 개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옷들은 한국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1974년 미국 메이시스 백화점에 입점하기도 했다.

앙드레 김은 1966년 파리에서 한국인 최초로 패션쇼를 개최한 디자이너다.

2010년에는 금관문화훈장을 추서받았다.

'패션 1세대' 앙드레김·최경자·노라노의 옷…공예박물관 전시
이번 전시에서는 단순히 과거 유명 디자이너의 의상만 전시하는 대신 금속공예가 김계옥, 섬유공예가 문보리·조예령의 작품을 사이사이에 배치해 패션과 공예 사이의 접점을 모색했다.

예를 들어 주름을 잡은 스커트 뒤에는 입체적으로 표현한 섬유 부조를, 구슬을 꿰어 만든 화려한 드레스 옆에는 얇은 금속 선과 비딩으로 짠 금속공예품을 전시하는 식이다.

서울공예박물관 이승해 학예연구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패션 전시는 디자이너를 중심에 뒀다고 한다면, 저희는 기법적인 부분으로 구분했다"며 "공예와 디자인이라는 것에 선을 긋는 경향이 있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면 더 창의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인터뷰도 담았다"고 설명했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앞으로도 이처럼 공예와 접점을 찾을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특별전을 기획할 계획이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최경자·앙드레 김) 컬렉션을 기반으로 1세대 패션 디자이너들의 작품 속에서 보이는 요소를 면밀하게 탐구하는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며 "패션, 디자인, 건축 등 타 장르와의 융복합 또는 경계 넘나드는 전시를 매년 하나 이상씩 시리즈로 선보이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