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배달료 오르면 어쩌나"…혼란에 빠진 자영업자들
배민, 거리별 배달팁 제도 도입 첫날

이날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이같이 거리별 배달팁을 설정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거리별 배달팁 적용 대상은 울트라콜, 오픈리스트, 파워콜 등 배민 광고를 이용 중인 업체다.
거리별 배달팁은 고객 주소지와 가게 주소의 실제 거리가 아닌 직선거리 기준으로 책정된다. 각 업체는 100m당 100∼300원 또는 500m당 최대 1500원까지 설정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배민을 활용하는 가게의 지역 인기 상위 업체는 행정동 기준의 기존 배달 요금을 적용하고 있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파스타 배달 맛집 1위 업체는 '배달팁 설명란'에 직접 "행정동 기준"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업장마다 반응이 엇갈린다. 거리별 배달팁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한다는 한 식당 사장은 "이용하는 배달 대행사가 거리 추가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직선거리와 실거리가 많이 차이 나는 경우엔 업장에 손해가 된다. 가게가 고가에 위치해 있거나 주변을 지하차도나 지하철이 막고 있는 경우는 할증이 많이 붙어 직선거리 측정이 불리할 수 있다.
아예 거리별 배달팁 도입 대상이 아닌 배민 자체 라이더가 있는 '배민1'을 이용하겠다는 업체도 더러 있었다. 월 8만원(부가세 포함 8만8000원) 혹은 6.8%(부가세 포함 7.48%)의 수수료가 부과되는 울트라콜·오픈리스트(배민광고 이용업체) 대신 중개수수료 6.8%(기본형 기준·부가세 포함 7.48%)에 배달비 6000원(부가세 포함 6600원)을 요구하는 배민1이 업체 입장에서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반경 1km를 넘어가면 동이 2~3개는 바뀌는데 배달 대행사에서 부과하는 동별 할증은 어쩌느냐"며 "현재로선 동별 할증요금 설정이 안돼서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 아직 바꾸지 말자"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업체들 건의를 바탕으로 이번 거리별 배달팁 기능을 도입했다는게 배민 측 설명이다. 그간 문제 됐던 행정동 기준의 배달료 측정 한계와 연 단위 행정동 업데이트로 정확한 배달팁 설정이 어려웠던 맹점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배민은 "일정 유예기간 후 각 업체의 (거리별 배달팁) 활용 현황을 확인한 뒤 추후 배달팁 기준을 기존 행정동 대신 거리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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