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 2월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영친왕 소장품으로 추정
비단에 수놓은 모란과 불수감…왕실의 번영 바라던 향주머니
향낭(香囊)은 향을 넣어서 차는 주머니를 뜻한다.

용도에 따라 서로 다른 향이나 약재를 섞어 만들었다.

장식용으로 노리개 삼아 지니거나 그 내용물을 휴대용 구급약으로 쓰기도 했다.

간절한 염원을 담아 향을 만들고 몸에 지닌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2월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박물관 2층 왕실생활실에서 전시 중인 '모란불수문 향주머니'(牡丹文 香囊)를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모란불수문 향주머니는 쉽게 말해 모란이 수놓아진 향주머니다.

주머니 한쪽은 홍색, 다른 한쪽은 황색 비단으로 된 이 유물은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 이은(1897∼1970)의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이 소장한 국가민속문화재 '영친왕 일가 복식 및 장신구류' 가운데 한 점이다.

향주머니는 길이가 7.6㎝, 너비가 10.2㎝다.

문양 없이 짠 비단에 금실과 은실로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을 수놓고, 그 주변에 부처님의 손처럼 생긴 과일인 불수감(佛手柑)이나 작은 꽃을 더해 꾸몄다.

주머니 윗부분에는 15개의 주름을 잡고 유리구슬을 꿴 남색 끈으로 연결했다.

주머니 안에는 한지로 싼 고급 향이 담겨 있어 왕실 공예품의 높은 제작 수준을 보여준다.

박물관 관계자는 "조선시대 궁중 자수의 정수를 보여주는 징금수 기법으로 정성스럽게 수 놓인 모란과 불수감은 각각 부귀, 장수를 상징하며 왕실의 번영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모란불수문 향주머니는 문화재청과 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 채널에서도 볼 수 있다.

비단에 수놓은 모란과 불수감…왕실의 번영 바라던 향주머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