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상 사장 간담회…신작 12편 등 올해 시즌 공연 28편 공개
세종문화회관 "제작극장 2년 차…제작인력 늘려 역량 키울 것"
지난해 산하 예술단을 중심으로 한 제작극장으로 변화를 알린 세종문화회관이 올해 신작 12편과 레퍼토리 공연 등 총 28편을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31일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 라운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3 세종시즌' 라인업을 공개하고 "지난해 제작극장으로서 첫 1년간의 시도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올해는 제작 직군 인력을 늘려 제작 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극단,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합창단,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무용단, 서울시오페라단 등 6개 산하 예술단을 지닌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부터 예술단들의 자체 제작 공연의 비중을 크게 늘려 대관이 아닌 제작 중심의 극장으로 운영 방식을 변화시켰다.

안 사장은 지난 1년간의 극장 운영에 대해 "제작극장으로 전환의 어려움을 절감한 한 해였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예술단 단원들과 감독의 역량에도 제작과 기획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탓에 기대만큼 좋은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올해 상반기부터는 인력 편제를 바꾸고 제작 직군을 새로 만들어 제작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제작극장 2년 차…제작인력 늘려 역량 키울 것"
올해는 12편의 신작을 공개하는 한편 지난해 선보인 신작들을 재공연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 예술단 고유의 레퍼토리로 자리 잡게 한다는 계획이다.

영국의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가 일제강점기 조선을 여행하며 남긴 편지와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창작무용 '엘리자베스 기덕'과 칠레 극작가 기예르모 칼데론 원작의 연극 '키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뮤지컬로 재해석한 서울시뮤지컬단의 '맥베스'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이 관객과 만난다.

지난해 9월 서울시극단 단장으로 합류한 연출가 고선웅은 퓰리처상 수상자 마샤 노먼의 희곡 '겟팅아웃'과 오페라로도 널리 알려진 소설 '카르멘'을 각색한 신작 연극의 연출을 직접 맡는다.

지난해 초연에서 호평받았던 작품들도 올해 다시 돌아온다.

종묘제례악에 맞춰 추는 전통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서울시무용단의 '일무'가 올해 5월 다시 공연되며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 뮤지컬 '다시, 봄'과 '알로하, 나의 엄마들'도 각각 3월과 7월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아쟁 산조의 명인 김일구, 해금 연주자 김애라 등과 함께하는 '명연주자 시리즈'와 국악관현악의 새로운 확장을 실험하는 '믹스드 오케스트라' 시리즈를 이어간다.

세종문화회관 "제작극장 2년 차…제작인력 늘려 역량 키울 것"
세계적 수준의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클래식 기획 공연도 관객과 만난다.

11월에는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지휘와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협연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수준 높은 실내악 공연을 선보이는 '세종 체임버 시리즈'로는 피아니스트 임동혁, 박재홍, 이혁이 무대에 오른다.

올해 개관 45주년을 맞은 세종문화회관은 지난해 인접한 광화문 광장의 새 단장으로 시민들의 접근성이 좋아진 데 이어 빠르면 2026년 착공을 목표로 건물 개축을 추진하는 등 대대적인 변화의 길목에 있다.

안 사장은 "개선된 환경에 걸맞은 내면적인 변화와 프로그램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을 느낀다"며 "한류의 인기와 공연 시장의 양적 성장, 공연 수요의 양극화라는 환경에서 순수예술 장르 공연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