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의학박사 여에스더(왼쪽), 의학전문 기자 홍혜걸 부부. / 사진=보건복지부
예방의학박사 여에스더(왼쪽), 의학전문 기자 홍혜걸 부부. / 사진=보건복지부
서울대 출신 예방의학박사이자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여에스더(57)가 의사 출신 의학 전문기자인 남편 홍혜걸(55)과 함께 항우울제를 복용 중이라고 고백했다.

여에스더는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여에스더의 에스더TV'에서 예민한 성격 탓에 우울하다는 한 구독자의 사연을 듣고 "저와 남편은 항우울제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여에스더는 우울증을 앓고 있어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지만, 남편 홍혜걸은 우울증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아버님과 남편의 성격이 똑같은데, 시아버님이 80세부터 항우울제 소량을 드셨다는 걸 알았다. 소량은 뇌 기능 유지에 나쁘지 않다고 한다"면서 "(시아버님이) 그 약을 드시면 고집이 없어지고 짜증도 덜 내고 부드러워지시고 남편도 (소량을 복용하면) 그런 변화가 보이길래 '당신도 나도 갱년기, 나도 우울증이 있으니까 당신도 좀 먹어달라'고 해서 조금 먹고 있다"고 했다.

여에스더는 또 임신 준비를 위해 조울증 약을 끊어야 한다는 또 다른 구독자의 사연을 듣고는 '전기경련치료'를 추천하기도 했다. 이 치료법은 여에스더 본인이 약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받았던 방식이라고 한다.

여에스더는 "영화에서 손발을 묶고 머리에 전기충격을 주는 장면을 보고, 많은 분들이 전기경련치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신다"며 "저는 대학병원에 입원해서 전기경련치료를 받았다. 약물의 용량을 줄이고 싶었고 회사나 아이들 문제가 안정되니 근본적으로 제 뇌를 치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기경련치료 단점은 최근 6~8개월 기억이 없어진다는 건데 이건 시간이 지나면 돌아온다"며 "이 치료의 조울증에 대한 효과는 근본적으로 손상 돼 있거나 잘못된 뇌의 기전을 조금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전문가 치료받아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울증 환자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우울증 환자 수는 91만785명으로 2017년 대비 33%나 증가했다. 연평균 약 7%씩 증가한 것으로, 2022년 환자 수는 10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마음의 감기'로 불리는 우울증은 다른 신체 질환처럼 증상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주위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기질적, 환경적, 유전적 요인을 든다. 최근까지 밝혀진 신경내분비학적 이상 요인으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과활성화가 있으며, 여러 유전적 변이와 염증 인자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특히 우울증은 암 환자의 피로감이나 당뇨병에서 체중감소 등 진단받지 않은 신체 질환의 징후와도 비슷하여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내원하여 의학적 상태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우울증은 우울감과 삶에 대한 흥미와 저하가 주된 증상이다. 하루 종일 눈물이 나거나 슬픔, 공허함 등 우울한 기분을 느낀다. 일상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무기력감을 호소한다. 과다수면, 불면 등의 수면장애나 식욕, 체중의 변화도 나타난다. 불안감과 집중력 저하도 자주 동반되어 업무나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다. 무가치감 혹은 죄책감을 지나치게 느끼며 사소한 일에 집착하거나 반추한다. 이런 증상들이 최근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아라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울증은 일시적인 우울감과 달라 의지만으로 치료하기가 쉽지 않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지만, 전문가의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상당한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극복 가능하다"며 "그동안 항우울제 개발에도 뚜렷한 진전이 있어 과거에 비해 부작용은 적고 충분한 효과를 보이는 약물들이 개발됐고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조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