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 위 호랑이와 까치가 전하는 '한국의 美'
도자기 위에 그려진 호랑이의 모습이 익살스럽다. 머리 꼭대기에는 까치 한 마리가 올라앉아 있다. 새해 부적으로 쓰였던 호작도(虎鵲圖)다.

최원선 작가는 백자 도자기 판에 한국의 문화유산을 새겨넣는 도자회화(陶瓷繪畵)가다. 도자기 판 위에 물감을 바른 뒤 뾰족한 도구로 그림을 그리고 이를 1250도 가마에서 구워내 작품을 완성한다. 도자기를 고온에 굽는 과정에서 작품이 깨지거나 색이 변하기 일쑤지만, 일단 완성된 작품은 수백 년을 너끈히 견딜 정도로 생명력이 길다.

최 작가의 개인전이 서울 성북구 연우재갤러리에서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6일까지 열린다. 새해를 기념한 호작도I(사진) 등 호작도 시리즈, 경복궁 근정전 근처에 놓인 청룡·백호·주작·현무, 궁궐 지붕에 놓인 조형물인 '잡상' 등을 도자기에 표현한 작품들이 나온다. 최 작가는 "작품을 통해 한국의 문화유산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오래도록 간직되길 바란다"고 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