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김여정·말하는 눈
[신간] 석탄 사회·성스러운 동물성애자
▲ 석탄 사회 = 황동수·이상호 지음.
기후 위기가 고조되면서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너도나도 친환경 대체에너지 사용을 외치고 있지만, 그 사용 수준은 미미한 형국이다.

여전히 세계 에너지의 90%는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 시대에 화석 연료가 친환경 에너지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다.

특히 부존자원이 부족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화석연료 사용 비율을 조절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와 조선 산업에 수많은 석탄이 필요해서다.

황동수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교수와 이상호 포스코 연구위원이 함께 쓴 이 책은 실현 가능한 '탄소 중립'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석탄과 이를 둘러싼 산업, 그리고 미래 기술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석탄이 어떻게 산업혁명의 실질적인 도화선이 됐는지, 유럽연합이 왜 유럽석탄철강공동체로부터 파생했는지 등 관련 역사와 함께 화석연료가 어떻게 선사시대 생물체로부터 생겼는지 조명한다.

또한 석탄의 기본 특성을 바탕으로 무연탄, 갈탄, 이탄 등 석탄의 다양한 종류를 구분하고, 에너지원뿐 아니라 소재로서 석탄이 어떻게 현대 산업과 일상에서 활용되어 왔는지 설명한다.

저자들은 "단순한 열 에너지원으로서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대체하되, 소재로서의 석탄의 순기능은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동아시아. 192쪽.
[신간] 석탄 사회·성스러운 동물성애자
▲ 성스러운 동물성애자 = 하마노 지히로 지음. 최재혁 옮김.
구약성서 '레위기 18장'은 동물과의 성교를 근친상간, 생리 중인 여성과의 성교, 간통, 남성 동성애와 더불어 '비난받아야 마땅한 풍습'으로 규정한다.

책은 구약에서 금지한 동물과의 성교를 소재로 한다.

자극적인 소재지만, 그 내용까지 자극적이진 않다.

저자는 10년간 파트너에게 온갖 학대를 당했다.

그 남자를 사랑한 적은 단 한 번도 없고, 항상 탈출을 꿈꿨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할 속박이라는 모순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고, 이를 "스스로 설명할 길이 없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그 과정에서 그가 느낀 건 사랑과 섹스에 대한 경멸이었다.

'관계의 심연'을 본 저자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인간이란 무엇일까'라는 화두를 들고, 이른바 '주파일'(zoophile)이라 불리는 동물 성애자 22명을 만나 그들과 일상을 나눈다.

책은 그들과의 일상을 담은 결과물이고,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만만치 않은 소재와 내용 탓에 책은 호오(好惡)가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는 한국어판 추천의 글에서 "어느 쪽이든 간에 이 책을 읽으면 좋건 싫건 독자의 '본성'이 드러나 버린다는 사실만은 틀림없다"고 말한다.

2019년 가이코다케시 논픽션상 수상작.
연립서가.

280쪽.
[신간] 석탄 사회·성스러운 동물성애자
▲ 김정은과 김여정 = 마키노 요시히로 지음. 한기홍 옮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후계자일까? 책을 관통하는 질문이다.

한국 특파원을 지낸 아사히신문 기자인 저자는 김여정 부부장이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 김정남 암살의 내막, 김정남과 고용희의 권력투쟁, 장성택과 고용희 세력 간의 암투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또한 외무성 최선희와 서기실의 관계, 국가정보원과 김정남의 접촉,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의 결렬 내막 등도 소개한다.

저자는 김여정이 친남매라는 점, 신뢰할 수 있는 부하가 없다는 점,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하다는 점을 근거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부부장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글통. 328쪽.
[신간] 석탄 사회·성스러운 동물성애자
▲ 말하는 눈 = 노순택 글·사진
사진가로는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받은 노순택의 글과 사진을 담은 책이다.

그는 '분단의 향기' '비상국가' '망각기계' '검은깃털' 연작으로 분단국의 모순과 국가 권력의 작동 방식을 포착해 온 작가다.

사진집 형태를 띠지만 책은 응축된 생각을 엮은 글을 사진과 함께 엮었다는 점에서 에세이에 가깝다.

오랜 시간 몸담았던 사진에 대한 저자의 성찰이 고스란히 담겼다.

책은 사진가로서 현장을 바라보고 머무르고 담아내며 고뇌하고 사투한 흔적들로 채워졌다.

저자는 사진이 뭔가를 보여준다는 얘기는, 뭔가를 감춘다는 얘기와 같다며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며 사사로움 없는 사진이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다루되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
한밤의빛. 25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