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 스카이72는 한국 대중제 골프장의 새 기준을 만든 곳으로 평가받는다. 압도적인 덩치와 꼼꼼한 코스 관리, 세심한 서비스 덕분이다.

먼저 규모. 클래식·레이크·하늘·오션 등 4개 코스 72홀로 구성된 이 골프장은 국내에서 군산CC(81홀) 다음으로 크다. 수도권에선 1위다. 54홀 규모의 레이크사이드와 서원밸리·힐스보다 18홀 많다. 300개의 자동 타석, 쇼트게임 연습 시설을 갖춘 부속 드림골프연습장은 2006년 ‘세계에서 가장 큰 골프연습장’으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대중제 골프장은 회원제보다 ‘한 수 아래’란 인식을 처음 깬 골프장도 스카이72다. 스카이72가 문을 연 시점은 2005년 10월. 지금은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 강원 홍천 세우지우드 등 회원제를 능가하는 ‘프리미엄 대중제’가 곳곳에 있지만, 그때만 해도 대중제는 회원제에 비할 바가 못 됐다. 정부가 골프시장 육성을 위해 18홀짜리 회원제 골프장을 만들려면 의무적으로 대중제를 9홀 만들도록 강제한 영향으로 ‘어쩔 수 없이 생긴 골프장’이 대다수여서다. 그러니 시설과 서비스가 열악한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스카이72는 설계할 때부터 프리미엄 대중제를 목표로 삼았다. 역대 최고 골퍼이자 최고 골프장 설계가로 꼽히는 잭 니클라우스에게 오션 코스 설계를 맡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덕분에 이 코스에선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1년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이 열렸다. 서울에서 가까운 데다 코스 상태도 좋으니 인기가 없을 리 없다. 봄·가을 주말 그린피가 30만원인데도 없어서 못 판다.

한국의 골프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야간골프’를 꽃피운 곳도 스카이72다. 2007년 클래식, 레이크 코스에 30m 간격으로 약 2700개의 조명을 설치했다. 평일에도 퇴근 후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직장인 골퍼들이 열광했고, 야간골프는 한국 골프의 대표 문화로 자리 잡았다. 스카이72의 야간골프 현장은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소개되기도 했다. 붕어빵, 아이스크림, 어묵 등을 무료로 골퍼들에게 베푸는 ‘손 큰 서비스’의 시초도 스카이72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