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젤리크 =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파리 오페라 발레단의 전직 무용수가 자택에서 추락해 사망하자 경찰은 단순 실족자로 수사를 종결한다.
그의 딸은 이 결론을 납득하기 어려워 전직 강력반 반장에게 재수사를 의뢰하고, 둘은 힘을 합해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 단서를 찾아간다.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기욤 뮈소가 국내에서 19번째 출간하는 장편 소설이다.
그는 초기 로맨스와 판타지가 결합한 작품을 주로 선보였다면, 근래엔 스릴러 작품의 비중을 늘렸다.
이 작품도 반전과 서스펜스를 구사하는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강하게 풍긴다.
각기 상처를 안은 채 꿈과 목표를 이루고자 한 등장인물들의 서사와 속도감 있는 전개, 반전이 돋보인다.
밝은세상. 360쪽.
▲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 백신애, 최진영 지음. 근대와 현대 여성 작가가 만나는 '소설, 잇다'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1930년대 여성의 구속된 삶을 그려낸 백신애와 2006년 등단해 약자의 삶을 살핀 최진영의 소설을 한 권에 묶었다.
백신애 소설은 생애 마지막에 쓴 후기 작품들이다.
실제 그가 이혼과 고통스러운 투병의 시간을 보내며 발표한 소설이다.
현모양처로 살았지만 남편의 외도를 목격한 여인의 처절한 넋두리인 '광인수기'(1938), 가부장제 체제에서 이혼한 여성이 등장하는 '혼명에서'(1939), 13세 연하 소년을 향한 연모의 감정을 예술적 욕망으로 치환하는 화가의 이야기인 '아름다운 노을'(1939)이 수록됐다.
최진영은 표제작에서 백신애가 제기했던 여성 억압의 문제를 새롭게 풀어냈다.
이번 작업의 소회를 담은 에세이 '절반의 가능성, 절반의 희망'에선 '광인수기' 속 여성 화자에 대해 배경을 현대로 바꿔도 전혀 이질감이 없는 인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작가정신. 260쪽.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프랑스 베스트셀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 사랑은 유명하다.
그는 20대 때 고양이와 함께 살며 글을 쓰는 전업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
그 꿈은 현실이 됐다.
베르베르는 반려묘 도미노와 살면서 데뷔작 '개미'를 시작으로 고양이 3부작 등 30권이 넘는 책을 펴냈다.
그는 '고양이'와 '문명', '행성' 등 고양이 바스테트의 모험을 통해 전쟁과 테러, 감염병으로 황폐해진 인류 문명을 조명했다면, 이 책에선 인간들이 미처 몰랐던 고양이 역사와 생태를 탐구했다.
책에 따르면 고양이는 인간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1만 년 전부터 인간의 곁을 지켰다.
그러나 중세 시대에 흑사병의 원인으로 지목돼 마녀의 부하로 오해받는 등 불길함의 상징으로 미움받기도 했다.
고양이에 얽힌 숨겨진 이야기뿐 아니라 고양이 사진, 고양이 여신의 벽화 등 137장의 이미지가 수록됐다.
열린책들. 264쪽.
▲ 김남주 평전 = 김형수 지음. 시인 겸 소설가 김형수가 스스로 전사라 칭한 시인 김남주(1945~1994) 생의 궤적을 되짚었다.
김남주는 유신체제 말기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 사건으로 10년에 가까운 옥고를 치렀다.
평생 남긴 시 510편 중 360편을 옥중에서 썼다.
저자는 김남주의 고향 해남 땅끝에서부터 학생운동의 도시였던 광주를 거쳐 서울에 이르기까지 시간적 지리적 변화를 따라가며 시인을 지탱한 정신적 원형을 추적한다.
1974년 시인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때부터 199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남긴 작품과 그에 대한 일화, 지인들의 목소리를 망라한 기록이다.
여야 당 대표, 축하 영상 메시지 보내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장 첫날인 1일 전국에서 많은 인파가 박람회장에 몰렸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그린아일랜드와 순천만국가정원 남문에서 개장식을 열고 손님을 맞았다. 개장식은 식전공연, 입장 퍼레이드, 개장 세리머니, 1호 관람객 맞이 순으로 진행됐다. 노관규 순천시장과 각국 대사, 시민들은 그린아일랜드를 출발해 남문 입구까지 행진하고 개장 커팅식을 했다. 개장식에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박람회 개최를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김 대표는 영상에서 "순천이 지방 도시 선도모델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국민의힘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정원박람회가 앞으로 대한민국 정원 역사를 새로 써나가고 지자체 경제 살리기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순천시와 시민이 하나 돼 환경과 사람 중심 미래도시, 세계적인 생태도시로의 도약을 보여달라"며 "민주당은 박람회 성공적 개최를 확실히 응원하며, 순천 시민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개장 첫날 전국 지자체장 등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이날 김미경 은평구청장, 육동한 춘천시장, 박승원 광명시장이 박람회장을 찾았다. 사단법인 재경순천애향회 1천150명의 향우가 박람회장을 찾아 박람회 성공에 힘을 보탰다. 순천만정원박람회는 '정원에 삽니다'를 주제로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7개월간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도심 일원에서 개최된다. /연합뉴스
"국가 근간의 역사마저도 부정"…왜곡 움직임에 우려 표명 불교인권위원회는 "정부가 나서서 4·3 학살을 자신들의 정체성으로 하여 민족과 민중의 역사를 가로막고 있는 세력들의 반성과 참회를 이끌고 명예 회복에 앞장서야 한다"고 1일 밝혔다. 불교인권위원회는 제주4·3 75주년 추념일을 이틀 앞둔 이날 공동대표인 진관스님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4·3 학살자들은 일말의 죄책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이 단체는 "매국 부역자들인 응원경찰, 서북청년단과 같은 세력들이 건재하고 다시금 부활하고 있다"며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국가 근간의 역사마저도 부정하는 세력들이 활개 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불교인권위원회는 "제주 4·3을 기억하는 것은 인류 역사와 탐욕의 이성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라며 "반성과 참회는 미래의 불행을 막는 처음이자 마지막 행위"라고 강조했다. 제주에서는 최근 "제주4·3 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여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는 주장을 담은 현수막이 우리공화당 등의 명의로 80여곳에 내걸렸다. 또 '서북청년단'이라 자칭한 단체가 4·3 추념일 당일 제주 4·3 평화공원 진입로 등에서 집회하겠다고 예고해 논란을 일으켰다. 제주4·3희생자유족청년회는 일련의 움직임이 "극우세력의 경거망동"이라고 규정하고 "4·3이 중앙남로당이나 김일성 지시가 아니라는 진실은 정부나 학계에서도 이미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서울시오페라단, 모차르트 '마술피리' 세종문화회관서 공연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는 무대도 음량도 크지 않았던 18세기에 만들어진 오페라다. 독일어로 된 노래와 대사가 어우러진 가극 형식인 징슈필(Singspiel)이다. 서울시오페라단(단장 박혜진)은 올해 시즌 개막공연으로 이 작품을 택하면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드넓은 무대와 객석 때문에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해결책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규모를 키우고 미디어아트 전문가에게 연출과 무대 디자인을 맡기는 것이었다. 덕분에 관객들은 이번 공연에서 '마술피리'의 동화적 환상을 첨단 기술로 재탄생시킨 무대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연출가 조수현은 무대를 원래 높이에서 1m가량 높인 뒤 그 위에 계단을 설치했고, 3중 액자무대 구조로 무대의 상하·좌·우 공간을 축소해 '마술피리'에 적합한 규모로 만들었다. 또한 위아래로 이동하는 구조물을 활용해 더욱 자유롭게 무대 폭을 조정할 수 있었다. 탁월한 프로젝션(영사) 기술은 음악과 조화를 이루며 마술피리 소리가 불러오는 환상의 세계를 매혹적으로 구현했다. 주인공 타미노 왕자가 피리를 불면 갖가지 동물들이 나타나고 꽃들이 피어나고 맹수들이 저 멀리 물러간다. 새잡이 파파게노가 팬플루트를 불 때마다 하얀 새 떼가 등장하고 어린 천사들이 민들레 홀씨를 날리며 빛 속에서 날아온다. 이유선의 의상, 마선영의 조명, 강대영의 분장도 전체적인 연출 콘셉트와 조화를 이루며 예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지휘자 이병욱이 이끈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 당대의 '마술피리' 초연 오케스트라에 비해 규모가 훨씬 커졌음에도 명료하고 균형 잡힌 연주를 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