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연사 속에 저마다 특색…무거운 주제 다루면서도 '화해'로 마무리 관객 동조·야유 더한 '소통의 예술'…"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성 돋보여"
"여보게 선비! 내가 이래도 사대부의 자손일세! 사대부 허허", "나는 팔대부의 자손일세, 에헴" (웃음)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오른 '한국의 탈춤'에는 웃음이 깃들어 있다.
양반이나 선비를 일그러진 표정과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일부처첩(一夫妻妾), 파계승 등에 대한 문제를 다룰 때는 짓궂은 농담이 따른다.
춤, 노래, 연극을 아우르며 오랜 세월 사랑받아 온 것도 바로 이런 특성 때문이다.
언제부터 탈춤이 시작됐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탈춤이 지금의 모습을 완성하기까지 무수히 많은 탈과 탈놀이, 탈춤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탈이나 탈춤은 원시 수렵과 어로 생활에서 동물 탈을 쓰고 위장해 사냥의 성과를 올리는 한편, 사냥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한 데서 비롯됐다.
삼국시대 문화에서도 탈춤의 전통을 찾아볼 수 있다.
백제의 기악(伎樂), 신라의 처용무(處容舞) 등이 탈춤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기악은 사찰을 중심으로 극이 진행돼 오늘날 티베트 불교에서 포교적 성격으로 선보이는 탈춤과도 맞닿아 있다.
고려나 조선시대에도 탈춤은 각종 행사나 연희, 혹은 '산대'라 불리는 무대에서 맥을 이어왔다.
한국의 탈춤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문화를 꽃피우면서 저마다의 특색을 뽐내왔다.
'○○ 탈춤'이라고 통일되지 않은 이름도 이를 증명한다.
국가무형문화재만 봐도 봉산탈춤과 강령탈춤, 은율탈춤은 '탈춤'을 쓰지만 통영오광대·고성오광대·가산오광대는 '오광대'(五廣大)를, 동래야류와 수영야류는 '야류'(野遊) 즉, '들놀음'이란 표현을 쓴다.
통영오광대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문둥탈, 풍자탈, 영노탈, 농창탈, 포수탈 등 5개 과장으로 구성되며 30명이 넘는 인물이 등장한다.
양반과 파계승의 풍자, 처와 첩의 문제 등 삶의 면면이 녹아있다.
매년 단오나 하짓날 밤에 펼쳐졌던 봉산탈춤은 흰색 털의 사자가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을의 수호신인 '성황(서낭)님'에게 마을의 평화와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별신굿과 함께 펼쳐 온 하회별신굿탈놀이는 탈을 태우며 즐기는 이른바 '뒤풀이'가 없는 점이 독특하다.
신명 나는 한마당 속에 풍자와 해학을 녹인 부분은 우리 탈춤의 장점 중 하나다.
탈춤은 등장인물 성격을 과장해 재미를 자아내면서도 멋과 흥, 화해의 춤으로 마무리한다.
허용호 경주대 교수는 지난달 한국문화재재단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탈춤이 춤, 재담, 노래를 통해 전달하는 내용이 중세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대상과 주제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양반의 오만함, 종교인의 이중성, 서민 생활의 애환 등 무거운 내용을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것이다.
다양한 현실과 삶을 녹아낸 점 역시 한국 탈춤만의 특징으로 여겨진다.
학계에서는 탈춤을 '살아 숨 쉬는' 공연으로 보기도 한다.
탈춤 공연은 무대가 중요하지 않다.
너른 야외 공간만 있다면 사람들과 어울려 한바탕 놀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관객의 반응 또한 극의 중요한 요소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2020년 대표목록 등재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할 당시 "우리나라의 탈춤은 관객의 동조나 야유 같은 능동적인 참여까지 포함돼야 완성되는 적극적인 소통의 예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부탄의 '드라메체의 북 연주를 동반한 탈춤'(2008년 등재), 일본의 '라이호신 : 가면을 쓰고 가장을 한 신의 내방의식(來訪儀式)'(2018년) 등 탈이나 가면을 활용한 공연 예술이 여럿 있지만 '한국의 탈춤'이 대표목록에 오른 것은 이런 특성이 고루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탈춤', '한국 춤의 정신은 무엇인가' 등을 펴낸 채희완 부산대 명예교수는 "우리 탈춤은 개인의 기량이나 예술적 우수성보다는 이웃과 함께하면서 '공동체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커뮤니티(공동체)의 성격,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게 탈춤"이라며 "이번에 대표목록에 등재됨으로써 동양 문화의 독특한 성격을 새로 부각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30일 공연장, 영화관, 실내체육시설 등에서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다만, 과태료가 부과되는 국가 차원의 의무 조치만 해제된 것으로 당분간 관람객들의 자발적인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지침에 따르면 ▲유증상자·고위험군인 경우 ▲유증상자·고위험군과 접촉하는 경우 ▲최근 확진자와 접촉했던 경우(2주간 착용) ▲환기가 어려운 3밀(밀폐, 밀집, 밀접) 환경 ▲다수가 밀집한 상황에서 함성, 합창, 대화 등 비말 생성 환경인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내 공연장, 영화관, 실내체육시설들이 코로나19로 큰 고통을 겪은 상황에서도 방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것에 감사를 표한다"며 "안전한 관람 환경조성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이 퇴색되지 않도록 당분간 관람객들의 자발적 마스크 착용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 활성화 위한 정책 포럼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제철 연구자 발굴 위한 논문 공모 ▲ 국립무형유산원, '전승공예품은행' 홍보 책자 배포 = 국립무형유산원은 전승공예품은행이 소장한 공예품을 소개하는 홍보 책자를 만들어 배포한다고 30일 밝혔다. 전승공예품은행은 무형문화재 전승자가 제작한 작품을 구매해 국내외 기관에 대여하는 제도다. 현재 국내외 65개 기관에서 공예품을 대여하거나 활용하고 있다. 이번 책자는 전승공예품은행이 소장한 작품 가운데 현재 대여가 가능한 2천200여 점을 소개한다. 작품은 피모공예(갓, 망건 등), 섬유공예(매듭, 자수, 누비 등), 금속공예(조각, 장도 등), 도자·옥·석공예(옹기, 옥 등), 목칠공예(나전 등) 등 7개 분야로 나눠 설명했다. 책자는 박물관, 미술관, 재외공관 및 해외문화원 등에 배포될 예정이다. ▲ 한국문화재재단, 문화유산 활성화 위한 정책 포럼 = 한국문화재재재단은 한국문화재정책연구원과 함께 31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 민속극장에서 '헤리티지 정책 포럼'을 연다. 문화유산의 산업화 및 디지털화, 기후변화, 한류 문화의 확산 등 문화유산 분야 주요 이슈에 대응하는 정책을 논의하고 그에 따른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포럼에서는 이형환 중앙대 전통예술학부 교수(안성부총장)가 '무형문화유산 활성화를 위한 쟁점'을 주제로 한 기조 강연을 할 예정이다. 문화재 정책의 최근 이슈와 방향, 무형문화유산 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다룬 주제 발표도 이어진다. 포럼은 내달 한국문화재재단 누리집(www.chf.or.kr/chf) 등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제철 연구자 발굴 위한 논문 공모 =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