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레이스, 한옥 카페 등 조성
30가구 살던 마을에 10만명 몰려
지역 농산물 쓰는 등 상생에 초점
서피비치, 양양 '서퍼 성지' 만들어
다자요, 제주 폐가 리모델링해 활용
글로우서울은 달동네 탈바꿈 성과
업계 "지역기반 창업 지속 위해선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지원 나서야"
‘새도 날아 넘기 힘든 고개’로 불리는 문경새재를 넘어 남쪽으로 차를 타고 30분쯤 더 들어가면 정갈한 한옥 기와집이 보인다. 이 뜬금없는 곳에 자리한 웅장한 기와집 현판엔 ‘화수헌(花樹軒)’이라고 적혀 있다. 꽃과 나무가 만발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화수헌이 있는 산양면 현리는 인구 7만 명의 소도시인 경북 문경 안에서도 30가구 남짓이 사는 작은 마을이다. 이곳을 찾는 외지인은 거의 없었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18년. 이곳에 방치된 230년 된 폐가가 한옥 카페 화수헌으로 탈바꿈한 이후다. 화수헌은 SNS를 타고 20·30대 사이에서 유명해졌다. 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은 이제 연 10만 명에 달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두고 ‘사라져가던 마을의 작은 기적’이라고 말한다.
시골에 눌러앉은 청년들
그래픽=김선우 기자 화수헌을 만든 건 임직원 평균나이 27세의 공간재생 스타트업 리플레이스다. ‘다시, 이곳(Re:Place)’이란 의미를 담아 지역을 되살리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문경시의 지방소멸위험지수는 0.24로 전국 시 가운데 경북 상주시(0.20), 전북 김제시(0.22) 다음이다. 소멸위험지수가 0.5보다 낮으면 30년 뒤 지역이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의미다. 이런 문경시도 1960~1980년대까지는 한때 인구가 16만여 명에 육박할 정도로 번성한 곳이었다. 하지만 탄광이 하나둘 문을 닫으면서 쇠퇴했다.
최근 한경 긱스(Geeks)와 만난 도원우 리플레이스 대표는 “소멸 위기 지역 대부분이 지금보다 인구가 3~4배는 많은 전성기가 있었다”며 “그때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300㎡ 규모의 화수헌 곳곳엔 문경의 정취가 담겨 있다. 오미자에이드, 문경 8곡 미숫가루 등 ‘문경스러운’ 메뉴가 대표적이다. 리플레이스팀의 최우선 가치인 ‘상생’이 반영된 결과다. 이들은 사업 자체에만 집중하기보다 마을과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지역 농장에서 가져온 재료로 메뉴를 짜는 건 기본. 산양면 오미자 농가에서 직접 따온 오미자로 만든 에이드와 현미·땅콩·보리·율무 등 문경 8곡을 빻아 만든 미숫가루 등을 내놨다. 인근 중학교에 강의를 나가고, 입학식에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화수헌의 넓은 마당에선 문경 주민들의 결혼식도 열린다. 핫플레이스를 넘어 지역 상생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자체 ‘지역상생지표’도 만들었다. 인구 유입, 지역소비 지출, 일자리 창출, 관광객 유입, 문화행사 기획 횟수 등이다. 지난해 지역소비 지출은 7000만원을 기록했다. 리플레이스가 농가나 가공업체 등과 거래한 금액이다. 화수헌 인근에 양조장을 개조한 베이커리 카페 ‘산양정행소’, 적산가옥을 개조한 스튜디오 ‘볕 드는 산’ 등 추가 지점도 개설했다.
농가 돕고 춤사위 벌이기도
도 대표는 대구의 작은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창업을 결심했다. 일본 총무성 장관을 지낸 마스다 히로야의 책 <지방소멸>을 읽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역에 관심이 갔다. 경상북도에서 진행한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사업을 활용했다. 청년들이 창업을 통해 지역에 정착하면 꺼져가는 지역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취지의 사업이다. 선발되면 인당 3000만원씩 최대 2년간 지원받을 수 있었다. 도 대표는 친한 대학 후배들을 설득해 다섯 명을 모아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에는 문경 시민에게 화수헌을 알리는 게 급선무였다. 시청 복도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명함을 돌리기도 하고, 관광객이 많이 찾는 문경새재에 가서 춤사위를 펼치기도 했다. 마을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거나 일손이 부족한 농가의 일을 돕는 건 기본이었다. SNS 마케팅 활동도 열심히 했다. 화수헌을 ‘인스타 명소’로 키워갔다.
이들은 올초 경북 영양에 한옥 카페 ‘연당림’을 선보였고, 내년 3월 광주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지속해서 유지되는 지역 콘텐츠 플랫폼’이 이들의 목표다. 화수헌 같은 지역 거점을 전국 여러 곳에 마련해 로컬 크리에이터(지역 특색을 강조한 창업가)들이 활동하면 죽어가는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속가능한 지역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간 재생 스타트업이 뜬다
리플레이스처럼 디지털 기술과 기획력을 바탕으로 공간 재생에 나서는 청년 스타트업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부산, 강릉, 제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강원 양양의 스타트업 서피비치는 국내 최초로 ‘서핑 전용 해변’을 선보였다. 양양을 ‘서퍼의 성지’로 만들어 서핑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는다. 2015년 당시 낙후한 해변이던 양양에서 컨테이너 건물 두 개로 시작해 현재 3300㎡가 넘는 서핑스쿨과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70만~80만 명 이상이 찾는 명소로 성장했다.
제주 기반 스타트업인 다자요는 오래된 빈집을 숙박 업소로 재탄생시켰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리모델링을 진행한다. 리모델링이 끝난 집은 다자요가 10년간 임차해 숙박 시설로 운영한다. 최근엔 이를 활용해 제주 기반 스타트업을 위한 사무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도 시작했다.
공간기획 스타트업인 글로우서울 역시 낡은 마을을 ‘힙’한 곳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2015년부터 서울 익선동에 카페와 식당 등을 입점시키며 새로운 상권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후했던 대전 소제동 역시 이 스타트업의 손을 거친 뒤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최근엔 달동네 꼬리표가 붙은 창신동 일대 6만6337㎡ 구역을 다목적 상업 공간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 막 지역 생태계가 조성되는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지역 기반 창업이 지속가능하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망한 창업가가 몰려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자체가 지역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해줄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기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지방 창업에 관심이 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밑바닥’부터 지자체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DX)이 로컬 크리에이터들에게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DX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청년 세대가 지역을 살리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의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긱스(Geeks)가 10일 스타트업 뉴스를 브리핑합니다.'컴업'에서 만난 두 장관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이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진행된 '컴업 2022' 행사를 방문해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만났다. 두 장관은 한국벤처투자, 사우디벤처캐피탈 등 양국 모태펀드 기관의 공동 벤처펀드 조성 등 실질적 협력사업을 논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관심을 표하며, 관련 스타트업의 중동 진출 방안도 함께 다뤄졌다. 개최 이틀째를 맞은 컴업 행사에는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생존기' '유니콘 토크' '지구가 살아야 스타트업도 산다' 등 약 22개 세션이 열렸다. 엄수원 아드리엘 대표, 윤세원 데이블 대표, 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 등 다양한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발표에 나섰다.중기부 아기유니콘 추가 선정 중소벤처기업부는 '아기유니콘200 육성사업'의 지원 대상으로 41개 업체를 추가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의 예비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업체를 돕는 사업으로, 신시장 개척자금 최대 3억원과 50억원 상당 특별보증 등 12가지 후속 연계사업이 지원된다. 알씨이, 파이온코퍼레이션, 큐라움, 포엔 등 정보기술(IT) 플랫폼 18개사, 바이오헬스 분야 15개 사가 최종 선정됐다. 이들의 평균 업력은 4년 2개월, 매출액은 30억3000만원으로 조사됐다.뉴로핏-난양공대 맞손 의료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뉴로핏은 싱가포르 난양공대 의과대학 산하 치매연구센터와 뇌 영상 분석 공동 연구를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뉴로핏은 MOU를 바탕으로 뇌 신경 퇴화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SW) '뉴로핏 아쿠아'를 고도화한다. 치매연구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뇌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동 임상 연구를 펼칠 예정이다. 난양공대는 싱가포르 양대 국립대학으로 꼽힌다. 학내 치매연구센터는 뇌 질환 분야 권위자인 나겐드란 칸디아 교수가 설립한 연구기관이다.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치매 등 치매 관련 폭넓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소상공인 "플랫폼 수수료 비싸" 소상공인의 64%는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율을 지금보다 낮춰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수현 경상대 교수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온라인 플랫폼 활용 가치와 수수료' 세미나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다. 부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전국 276명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수료율 적정성에 대한 설문을 벌였다. 조사 대상자의 70%는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수수료를 제하고 운영하는 공공 플랫폼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글 대신 써주는 AI 부상 초거대 생성 인공지능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뤼튼테크놀로지스가 38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수이제네리스파트너스가 주도한 이번 라운드에서는 캡스톤파트너스, 앤파트너스, IBK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작년 4월 설립된 뤼튼테크놀로지스는 누적투자 45억원을 유치했다. 투자금으론 현재 제공하고 있는 AI 콘텐츠 생성 서비스 ‘뤼튼’, AI 글쓰기 훈련 서비스 ‘뤼튼 트레이닝’을 고도화하고 초거대 생성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두둠'도 프리A 유치 영상 제작 플랫폼 '두둠'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로가 10억원 규모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주도로 롯데벤처스와 프라이머사제, 본엔젤스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두둠은 영상 제작자를 매칭해주는 플랫폼이다. 운영사인 지로는 지난해 5월 본엔젤스파트너스로부터 시드(초기) 투자를 유치한 후, 중소벤처기업부 'TIPS(팁스)'에 선정되기도 했다.로블록스에 등장한 안정환? 샌드박스네트워크는 MBC와 함께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를 기반으로 카타르 월드컵 홍보에 나선다고 밝혔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로블록스에 카타르월드컵경기장과 선수들의 라커룸, MBC 미디어센터와 스포츠 중계석 등 월드컵과 관련한 다양한 가상 공간을 만들어 지난 9일 서비스를 오픈했다. 안정환 해설위원과 김성주 아나운서 등이 제작 및 더빙에 참여하는 로블록스 배경의 월드컵 홍보 애니매이션 등이 이달 MBC 및 유튜브 ‘MBC 스포츠 탐험대’에 송출되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선보여질 예정이다.LG CNS, 스윗 선택 스윗은 자사 솔루션이 LG CNS에 도입됐다고 밝혔다. 스윗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조직 간의 협업과 관리를 돕는 비즈니스 솔루션이다. 기존에 사용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 아웃룩, 원드라이브, 오피스앱과의 높은 연동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LG CNS는 스윗을 사내 조직에 먼저 적용해 세일즈포스, SAP, 서비스나우 등 글로벌 기업 서비스와의 연계 수준을 검증하고, 향후 대외사업으로 활용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한경 긱스
지난해부터 대두되기 시작한 인공지능(AI) 기반 버추얼 휴먼(가상 인간)의 등장은 이제 새롭지 않은 소식으로 산업계 깊숙이 자리했습니다. 늙지도, 죽지도, 지지치도 않는 '스타'의 탄생을 '반짝 등장'으로 취급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상 인간의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AI 스타트업 펄스나인의 박지은 대표가 한경 긱스(Geeks)에 가상 인간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한 두 번째 글을 보내왔습니다. 24년의 역사를 톺아봤을 때, 고비용 제작 구조를 혁파한 지금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입니다. 존 레논 존경하던 '그'의 활동 중단“비록 함께 할 순 없지만 너를 볼 수 있는 곳에서 세상으로부터 널 지킬 거야. 그저 마음으로 밖에는 사랑할 수 없다 하여도. 세상엔 없는 사랑 난 너에게.”(가상 인간 가수 '아담'의 노래 '세상엔 없는 사랑' 中)한국 최초의 가상 인간 '아담'이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1998년이다. 혜성같이 등장한 아담은 팬클럽까지 결성되고, 첫 음반이 20만장이 팔리는 등 '히트'를 기록했다. 대기업 CF에 출연하며 사람들 뇌리에 기억되기도 했다. 세기말의 사이버 가수가 국내 가요계의 한 획을 그은 셈이다. 그는 사랑하는 인간 여성의 옆을 지키기 위해 사이버 세계 '에덴'을 떠나 현실 세계로 오게 되었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세상에는 없는, 영원하고 가슴 시린 사랑을 노래했던 사이버 가수 아담은 현실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운 로맨스 판타지로 여심을 크게 흔들었다.현재를 살아가는 '21세기인'이 바라본다면, 아담은 다소 어색한 그래픽에 그친다. 하지만 세기말 대중들에게 그의 등장은 최신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집약된 신선하고 충격적 사건이었다. 아담은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가며 CF를 찍고, 함께 활동할 여성 모델을 공개 모집하는 행사를 열기도 한 그 시절 인기 스타였다. 존 레논을 존경하며, 비 오는 날과 축구, 신촌의 라이브 카페를 즐긴다는 아담. 사람 못지않던 그는 2집 발매 후 어느 날 갑자기 활동을 전면 중단했는데, 군 입대설부터 바이러스 해킹설 등 세간에 루머가 분분할 정도였다.60분짜리 정규 방송도 기획되며 국내 대중에게 큰 인상을 남겼던 인물이기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근래 들어 알려진 관계자 언급에 따르면, 활동 중단 사유는 다른 데 있었다. 5분가량의 등장 영상 제작에 2억원 정도가 드는 등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계속 유지되기 힘들다는 것이 이유였다.수십 년이 흐른 지금, 창작 생태계와 신기술들이 만나 새로운 콘텐츠의 시도가 '빅뱅'을 이루고 있다. 접근 가능한 비용으로 기술이 보급됨에 따라 바야흐로 가상 인간의 파라다이스가 도래했고, 기획적으로도 다양한 콘셉트를 가진 가상 인간 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AI를 활용한 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의 발달로 이벤트성 활동 프로젝트를 넘어 예능과 드라마, 생방송 뉴스까지 소화하고 있다. 24년 흐르자, 브라운관 뛰쳐나왔다'오리지널리티'를 고민하는 시도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계관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또 오랫동안 대중에게 사랑받는 하나의 지식재산권(IP)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이다. 활동이 하루가 다르게 넓어진 배경엔 기술 발전상이 있다.가상 인간 얼굴 생성 CG 기술은 실시간 적용까지도 가능하도록 경량화됐고, 표준화된 정규방송에도 다양한 사례로 적용된 이력이 쌓이고 있다. 구글 등 대기업들은 연내 홀로그램 시제품을 설치해 시범 서비스를 발표하는 등 디스플레이 기술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가상 인간이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 활발히 가상세계와 실제 공간을 기반으로 활동할 때가 머지않았다.올해 영국의 런던, ‘맘마미아’ 노래로 유명한 가수 ‘아바(ABBA)’가 40년전의 젊고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를 하고 홀로그램 콘서트를 통해 돌아온 사례가 대표적이다. ‘ABBA Voyage’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미래형 가상 라이브 쇼는 아바 멤버 4인방의 젊은 시절 모습을 버추얼휴먼으로 재현하고, 모션캡처 장비와 홀로그램 입체 영상 기술을 활용해 공연 현장이 전하는 생생함을 더해 눈길을 끌었다. 40년 전의 아바를 재현한 버추얼 휴먼들은 아바의 전설적인 히트송 20곡을 담은 90분간의 완벽하고 환상적인 공연을 런던에서 하루 두 번씩 2023년 5월까지 매일 선보일 계획이다. 디지털 홀로그램 기술로 컴백한 팝의 전설 아바는 이제 늙지도 죽지도 지지치도 않는 스타가 되었고 팬과 공연장만 있다면 어디든 찾아갈 것이다. ‘Voyage’라는 콘서트 이름처럼, 아직 아바를 꿈꾸는 팬들을 통해 이제부터가 그들이 진짜 전설이 되는 새로운 항해가 시작된 것이다. 가상 인간을 통해 생겨나는 새로운 장르의 엔터테인먼트에는 혁신적인 크리에이터들이 창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보다 많은 기회가 있다. 첫 번째로 가상의 신세계 안에는 많은 가상 인물들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산업적 수요가 급팽창하여 크리에이터들에게 다양한 창의적 업무 기회를 준다. 이 기회는 인종, 성별, 국적, 사회경제적 배경 등 개인 특성 차이를 두고 보다 포용적 방식으로 나타날 것이다. 현대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가상의 세계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두 번째로 가상 인물을 통해 현실에서 추구하기 어려운 자아를 구현 함으로써 현실 자아의 존중감을 보다 밀접하게 찾을 수 있다. 자아 존중감은 스스로 삶의 가치를 정하고, 그것에 충실하게 자기 역할을 수행하는 ‘온전한 나의 발견'에서 나온다. 이러한 발견의 매체로서 버추얼 엔터테이너는 전에 없었던 색다른 기회를 보다 많은 크리에이터에게 제공하고 있다. 문화로 자리 잡을 가상 인간 엔터테인먼트AI 기술 발전은 국내서도 변화를 선보이고 있다. 최초의 사이버 가수 아담이 등장한 지 23년 후인 지난해, 예능부터 뉴스까지 방송 활동을 선보이는 가상 케이팝 걸그룹이 데뷔했다. 딥러닝 가상얼굴 생성 기술로 탄생한 걸그룹 ‘이터니티’다. 이들은 글로벌 다국적 팬덤 ‘이터널’과 함께 현재까지 4개의 디지털싱글을 발표했고, 영국 V&A 왕립박물관에 한류스타로 초대되어 전시되고 있는 신인 걸그룹이다. 가상 아티스트로서 지속적인 음악 활동으로 정규앨범 발매와 함께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다.이터니티는 딥러닝 가상얼굴 생성 기술으로 만든 202명의 가상 소년소녀들 중 대중 투표를 통해 선발된 11명의 소녀들로 구성됐다. 콘텐츠 제작에서는 2차원(2D) 페이스스왑을 주요 기술로 실제 영상의 얼굴을 자동으로 분석, 가상의 얼굴을 알고리즘 기반 CG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세스에서 가상 인물의 얼굴이 진짜 사람처럼 표현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동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세밀하게 작업하는 것은 딥러닝 기술을 통해 구현한다. CG 수작업의 한계를 넘어 실시간으로 자연스럽게 웃고 말하고 감정을 연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술의 장점은 VFX 업계의 능숙한 버추얼 휴먼 아티스트든 초보자든 관계없이 딥러닝 자동화 합성 기술을 통해 학습비용을 낮춘다는 데 있다. 보다 다양한 버추얼 휴먼 크리에이터가 등장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춘 셈이다.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대부분의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전략 수립은 이제 경쟁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됐다. 디지털 전환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 우리 삶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들을 디지털화하는 방향성을 갖는데, 이것은 이제 단순 기술 도입 차원을 넘어 철학과 문화로 자리 잡는 추세다.10년 전까지 팝 스타의 팬덤을 만드는 기반에는 방송과 라디오 활동, 현장 공연이 있었고 이것은 하나의 관문과도 같았다. 그런데 오늘날의 팬덤은 게이머, 유튜버 등 새로운 모습을 하고 있고, 오늘날의 선도적인 팝 스타들은 온라인 방송 채널 등 디지털 세계에서 보다 활발히 활동하게 되었다. 전통 미디어는 조금씩 비중이 낮아지게 되었지만 메타버스 등 새로운 채널들은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이며, 가상 인간의 엔터테인먼트는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를 아우르는 솔루션을 가지게 되었다.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디스플레이 미디어는 개인과 공공의 각종 기기로 확산되고 있고, 디지털 리얼리티쇼가 갈 수 있는 곳은 이미 그 수를 세기가 어렵다. 이제 사이버 가수 아담이 꿈꾸던 신세계가 눈앞에 왔다.박지은 펄스나인 대표△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 전공△CJ E&M 홍보마케팅 담당△네이버 해피빈 프로젝트 매니저
초거대 생성 인공지능(Generative AI)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뤼튼테크놀로지스가 38억원 규모의 프리A 시리즈 투자를 유치했다고 10일 밝혔다.수이제네리스파트너스가 주도한 이번 라운드에서는 캡스톤파트너스, 앤파트너스, IBK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회사는 작년 4월 설립된 이래로 누적투자 45억원을 유치했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이번 투자금을 통해 초거대 생성 AI 응용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인재 채용 및 사업 확장에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제공하고 있는 AI 콘텐츠 생성 서비스 ‘뤼튼’, AI 글쓰기 훈련 서비스 ‘뤼튼 트레이닝’ 이외에도 초거대 생성 AI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회사가 지난 10월 출시한 뤼튼은 초거대 생성 AI를 기반으로 광고 문구를 비롯해 다양한 글 초안을 작성해주는 서비스이다. 간단히 키워드만 입력해도 완성도 높은 초안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SNS 광고문구, 세일즈 이메일 등 각 업무 상황에 활용 가능한 50개 이상의 AI 툴을 사용할 수 있다.AI가 작성한 문구가 고객의 반응을 얻을 수 있도록 원하는 말투나 느낌, 포함되었으면 하는 키워드를 넣어 세밀하게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광고 문구와 같이 짧은 글 뿐만 아니라 장문의 글쓰기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뤼튼테크놀로지스 이세영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지식 업무와 창작 업무 실무자들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생성 AI 서비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AI의 등장으로 인간 창의성의 의미가 변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인간의 상상력을 AI를 통해 자연스럽게 구현해주는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번 투자에 참여한 수이제네리스 파트너스의 김형진 파트너는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작문 보조 영역의 오랜 경험과 생성 AI 분야 경쟁력을 가지고 초거대 AI 기반 서비스를 운영하는 국내 선두 주자”라며 “인공지능과의 협업이 당연하게 여겨지게 될 사회에서 새로운 킬러앱이 될 것”이라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