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공감의 반경
능력주의, 가장 한국적인 계급 지도 / 유령들의 패자부활전
![[신간] 공감의 반경](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KR20221028011400005_04_i_P4.jpg)
양극화, 극단적 편 가르기는 현대사회를 위기로 내몬다.
가천대 창업대학 학장인 저자는 이런 위기를 극복하려면 상대에 공감하는 마음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타자와 외집단까지 포용하는 공감이 없었다면 인류의 집단적 성취인 문명은 축적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과학기술이 문명의 물질적 조건이라면 공감력은 그 정신적 조건이라는 것. 결국 문명의 한 축인 공감력이 없어진다면 문명도 붕괴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저자는 우려한다.
그의 논지는 자연스럽게 공감의 반경을 넓히자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단순히 감정에 기반해 상대를 동정하자는 취지는 아니다.
별처럼 빛나는 이성의 힘으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인간을 깊이 이해하자는 것이다.
바다출판사. 296쪽. 1만6천500원.
![[신간] 공감의 반경](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KR20221028011400005_01_i_P4.jpg)
아파트와 초고층 빌딩으로 채워져 가는 도시 서울.
반빈곤활동가인 저자는 도시가 새로워질 때마다 사라져가는 사람들, 즉 철거민, 노점상, 홈리스,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골에서 상경한 강경희는 신계동 달동네에 자리를 잡았다.
결혼하고 애를 키우며 그곳에서 청춘을 다 보냈다.
하지만 재개발이 시작되자 삶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철거 용역들의 위협을 견디다 못한 이웃들은 하나둘 떠났다.
아랫집에 사는 이는 자살했다.
30년 넘게 아현동을 지켜온 '아현포차'는 일명 '마래푸'라 불리는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후 사라졌다.
아파트 주민의 민원 때문이었다.
저자는 도시 빈민과 함께 싸워 혼 활동가이자, 작은 골목을 기웃거리는 산책자로서 대도시 서울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후마니타스. 284쪽. 1만6천원.
![[신간] 공감의 반경](https://img.hankyung.com/photo/202210/AKR20221028011400005_02_i_P4.jpg)
근대사를 거치며 대두된 지식 중간계급에 주목해 능력주의의 기원과 한국이 능력주의의 최전선이 된 기원을 추적한 책.
장석준 정의당 부설 정의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능력주의의 성공이 경쟁에서 주로 낙오하고 불평등을 세습하는 노동계급과 지식 중간계급 하위 계층의 지지로부터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능력주의가 갓 부상하던 시기만 해도 전통적 장인 노동의 잔재가 남아 있는 작업을 수행하던 노동계급은 자본가와 관리자가 제시하는 '똑똑함'이라는 기준에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그러나 공교육 시스템 속에서 성적 줄 세우기를 경험하면서 그들의 자부심은 무너졌다.
풍부한 문화자본을 지닌 계층에 속한 이들과의 경쟁에서 패배하는 경험을 반복하면서다.
저자는 노동계급 등이 거듭된 패퇴 속에서 능력주의 세계관에 대해 침묵과 동의, 미련만을 갖게 된 상황이 능력주의가 견제 세력 없는 강력한 헤게모니로 자리하게 된 핵심 기반이었다고 주장한다.
함께 수록된 '유령들의 패자부활전'은 픽션이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저자 김민섭은 지방대학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능력주의의 패자들이 겪는 곤란과 좌절, 분투를 그렸다.
갈라파고스. 296쪽. 1만6천500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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