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리 잉키넨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 KBS교향악단 제공
피에타리 잉키넨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 KBS교향악단 제공
핀란드 작곡가 시벨리우스의 출세작이자 초기 대작인 ‘쿨레르보 교향곡’이 한국 초연된다. 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29일 아트센터인천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의 제783회 정기연주회에서다. 핀란드 출신 지휘자인 피에타리 잉키넨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핀란드 출신 성악가들과 합창단도 무대에 오른다.

시벨리우스는 20대 젊은 시절, 핀란드 문학의 보고인 민족 대서사시 ’칼레발라‘에 영감을 받아 민족주의적 색채가 강한 작품을 다수 작곡했다. ‘쿨레르보 교향곡’ ‘레민카이넨의 소녀들’ ‘투오넬라의 백조’‘투오넬라의 레민카이넨’‘레민카이넨의 귀향’‘포욜라의 딸’‘타피올라’ 등이 대표작이다.

잉키넨은 올 1월 취임연주회에서 ‘칼레발라‘에 기반한 시벨리우스 작품 중 혈기방장한 청년 레민카이넨이 등장하는 네 작품을 모은 ‘레민카이넨 모음곡‘을 연주한 데 이어 이번 연주회에선 첫 작품인 ‘쿨레르보 교향곡‘을 연주한다.

‘쿨레르보 교향곡‘은 시벨리우스가 26세인 1891년에 작곡해 이듬해 헬싱키에서 초연했다. ’칼레발라‘에 나오는 민족 영웅 쿨레르보의 비극적인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소프라노와 바리톤, 합창단을 위한 관현악곡이다. 연주 시간이 총 70여분에 달하는 대작이다. 1악장 ‘서주’, 2악장 ‘쿨레르보의 어린 시절’, 3악장 ‘쿨레르보와 누이’, 4악장 ‘출전하는 쿨레르보’, 5악장 ‘쿨레르보의 죽음’ 등 모두 5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3악장과 5악장에 독창과 합창이 나온다.
바리톤 톰미 하칼라 / KBS교향악단 제공
바리톤 톰미 하칼라 / KBS교향악단 제공
이번 공연에서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바리톤 톰미 하칼라와 소프라노 요한나 루사넨-카르타노가 각각 쿨레르보와 그의 누이로 출연해 쿨레르보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합창단으로는 1883년 ‘헬싱키 대학 합창단’이라는 이름으로 창단돼 ‘쿨레르보’ 세계 초연에 참여했던 핀란드 YL남성합창단이 내한한다. 이 합창단 40여 명과 고양시립합창단원과 안양시립합창단원 등 모두 80여 명이 합창 파트를 맡는다.
소프라노 요한나 루사넨-카르타노 / KBS교향악단 제공
소프라노 요한나 루사넨-카르타노 / KBS교향악단 제공
‘쿨레르보 교향곡‘에 앞서 1부에서도 민족주의적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는 시벨리우스의 첫 번째 교향시 ‘전설’(1893)이 연주된다. 잉키넨은 “‘쿨레르보’의 역사적인 한국 초연은 음악감독 취임 첫해를 맞이하여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라며 “앞으로도 경험하기 힘든 과감한 도전을 통해 한국 클래식 음악의 붐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