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 코엑스 사장  "코엑스, 전시 문턱 확 낮출 것…아트쇼도 열겠다"
“서울 코엑스를 작은 회사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확 낮추겠습니다. 2층 공간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산업 전시는 물론 아트쇼까지 가능하게 할 예정입니다.”

취임 8개월 차를 맞은 이동기 코엑스 사장(사진)은 1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기존의 틀에 박힌 전시 사업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엑스의 수익 모델은 전시장 임대다. 하지만 전시장 공간은 한정돼 있고, 임대료를 올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는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공간 리모델링과 콘텐츠 강화를 제시했다. 이 사장은 “매년 코엑스에서 똑같은 전시만 하면 새로운 세대가 오지 않는다”며 “미래 산업 트렌드에 따라 전시 콘텐츠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가장 먼저 공간 혁신을 내세웠다. 코엑스에는 전시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많다. 대규모 전시장은 1년 내내 예약인 데다 작은 업체에는 비용 부담이 크다.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2층 공간을 단계적으로 리모델링한다. 이 사장은 2023년까지 2400㎡ 규모의 전시 이벤트홀을 새롭게 만들 예정이다.

그는 “서울 한복판에 새로운 형태의 전시장이 새로 생겨나는 효과”라며 “소규모 전시도 가능하게 해 신규 진입이 쉽도록 바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시산업 최정예를 모아 ‘마이스 어벤져스’도 꾸렸다. 지난 6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8개 기관 산업 전문가를 ‘코엑스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했다. 위원회는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할 전시회 발굴·유치 △전시회 경쟁력 강화 △국제회의·기업 이벤트 유치 등을 조언한다.

전시장 임대 전략도 바꿔 신규 유망 전시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2024년부터는 신규 전시회도 기존 전시회와 같은 시기에 대관 신청이 가능해진다. 지금까지는 관행처럼 열리는 전시를 먼저 배정한 뒤, 남은 자리에 신규 전시를 배정했다. 전시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빠듯하니 신규 전시가 성장할 수 없었다. 이 사장은 “기존 전시도 자문위 평가를 통해 낙제점을 받을 경우에는 배정에서 제외한다”며 “공정한 경쟁이 결국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임기 초부터 초대형 글로벌 전시 이벤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지난달 5일 막을 내린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에는 나흘 동안 7만여 명이 찾으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내년에는 기간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그는 “전시장을 찾은 사이먼 폭스 프리즈 최고경영자(CEO)가 굉장히 만족했다”며 “앞으로 4년 동안 코엑스 개최를 통해 ‘K마이스의 저력’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을 접목한 ‘K마이스 3.0 시대’도 준비 중이다. 이 사장은 “메타버스 가상공간에서는 1년 내내 전시를 열 수 있다”며 “전시와 NFT(대체불가능토큰) 연계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글=방준식·성수영 기자/사진=김범준 기자 silv00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