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아름지기, 12∼19일 전통 장인들이 만든 집기 전시
10폭 병풍에 평상, 경상…황제의 집무실로 꾸민 덕수궁 즉조당
조선 고종이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중심 건물인 정전(正殿)으로 사용하기도 했던 덕수궁 즉조당이 우리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재단법인 아름지기와 함께 이달 12∼19일 덕수궁 즉조당에서 무형문화재 장인이 재현한 궁중 생활 집기를 전시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 4년간 전문가 조언을 받아 궁중 생활 집기를 재현해 온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다.

관람객들은 '황제의 집무 공간'으로 꾸며진 즉조당 전각 안에 들어가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월랑(月廊)을 통해 이어진 즉조당 옆 준명당에도 직접 들어가 관람할 수 있다.

즉조당 방 안쪽, 황제의 자리에서는 '수'(壽)와 '복'(福) 자를 수놓은 10폭 자수 병풍과 이동식 침상이나 의자 용도로 사용했던 평상(平床)을 볼 수 있다.

평상 위에는 여름용으로 왕골자리를 깔았고 그 앞에는 책상인 경상(經床)을 뒀다.

신하가 자리했던 방의 바깥쪽에는 붓과 먹을 보관하는 함인 연상(硯床)을 볼 수 있다.

이 밖에 밤에 내부를 밝히는 데 쓴 은입사 촛대, 난방용으로 쓴 은입사 화로 등도 공개한다.

별도 예매 없이 자유롭게 관람하면 된다.

관람은 무료이나 덕수궁 입장료는 별도로 내야 한다.

덕수궁 즉조당은 조선 15대 임금 광해군과 16대 인조가 즉위한 곳이다.

대한제국 초기 정전으로 잠시 사용되었다가 나중에 집무실인 편전으로 활용되었다.

덕수궁에 새로운 정전인 중화전이 세워진 뒤에는 고종의 후궁인 순헌황귀비가 생활하기도 했다.

1904년 화재로 소실됐다가 이듬해 재건됐다.

10폭 병풍에 평상, 경상…황제의 집무실로 꾸민 덕수궁 즉조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