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공간 탈바꿈…2년간 개방 후 '이건희 기증관' 품은 문화공원 조성
개장 기념 음악회 '가을달빛송현' 등 문화예술행사 개최
광화문 옆 송현동 부지 100여년 만에 개방…서울광장 3배
광화문 옆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있던 '송현동 부지'가 한 세기 만에 활짝 개방된다.

서울시는 그동안 폐쇄돼 있던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녹지 광장('열린녹지광장')으로 단장해 7일 오후 5시 30분부터 시민에게 임시 개방한다고 6일 밝혔다.

서울광장 면적 3배에 달하는 3만7천117㎡ 규모 땅이 시민 휴식공간으로 쓰이게 된다.

시는 부지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4m 높이 장벽을 1.2m 돌담으로 낮춰 바깥에서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가운데에는 1만㎡ 넓이의 잔디 광장을 만들고, 광장 주변에 코스모스와 백일홍 등 야생화 군락지도 조성했다.

광장 내부 보행로는 인사동에서 경복궁∼북촌으로 가는 지름길로 이용된다.

그동안 송현동 부지는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110년 넘게 높은 담장에 둘러싸여 밖에서 들여다볼 수조차 없었다.

조선 시대에는 주로 왕족들이 흩어져 살다가 1910년 일제강점기 식민자본인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섰고 광복 후 1997년까지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로 쓰였다.

이후 소유권이 한국 정부에서 삼성생명으로, 다시 대한항공으로 넘어가며 20여 년간 방치되다 서울시가 2020년 6월 공원화 계획을 발표한 뒤 우여곡절 끝에 다시 공공 부지로 돌아왔다.

대한항공,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3자 간 합의로 부지 교환이 성사돼 올해 7월 초 소유권이 대한항공에서 LH로 변경됐으며 조만간 서울시로 넘어올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 부지로 선정됐고, 서울시는 기증관 건립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2024년 12월까지 약 2년간 이곳을 시민에게 먼저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는 임시 개방 기간 넓은 녹지 광장에 최소한의 시설물만 배치하기로 했다.

문화예술 행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내년 5∼10월에는 '서울건축비엔날레'가 송현동 부지에서 열린다.

시는 올해 처음 서울에서 열린 세계적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도 내년 이곳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광화문 옆 송현동 부지 100여년 만에 개방…서울광장 3배
2025년부터는 '이건희 기증관'을 중심으로 나머지 공간을 문화공원으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한다.

현재 '송현문화공원'(가칭) 조성 기본계획안을 마련한 상태로,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원이 되도록 설계지침을 정하고 내년 상반기 국제 현상공모를 거쳐 통합 공간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2027년 '이건희 기증관'과 공원을 동시에 완공해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한다.

공원 하부 지하 공간에는 관광버스 주차장(50면)을 포함한 통합주차장(약 450면)을 만들어 인근 불법주차 문제를 해소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송현동 열린녹지광장 임시 개방을 기념해 7일 오후 5시 30분 '가을달빛송현' 행사를 연다.

개장식과 음악회를 겸한 행사로, 오세훈 시장 등 300여 명이 참석한다.

광화문 옆 송현동 부지 100여년 만에 개방…서울광장 3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