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교육 플랫폼 '고알레' 이호 대표.
스포츠 교육 플랫폼 '고알레' 이호 대표.
"축구 선수들은 은퇴후 삶이 힘듭니다. 전국에 유소년 축구 클럽 6400여개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월 150만원도 못 버는 코치들이 대부분이죠. 트레이닝 코치들을 위한 '배달의 민족'이 필요했습니다. 황의조 정우영 등 프로선수들도 주주로 참여해 사업을 키우고 있습니다."

유튜브에는 '축덕들의 성지'가 있다. <초등생 1대1 최강자> <일반인 슈팅 속도> 등 인기 영상 조회수가 400만회에 달하기도 한다. 손흥민, 황의조, 김민재 등 국가대표 선수들도 앞다퉈 콘텐츠에 등장한다. 10여년간 프로 축구 선수로 활약하다 사업가로 변신한 종합 스포츠 교육 플랫폼 '고알레'를 운영하는 이호 대표(36)를 지난 10월5일 한국경제신문이 만났다.

이호 대표는 현역 시절 수비수로 활동했다. 강원FC와 대전 시티즌에서 활약하다 2018년 은퇴를 결심했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코치나 지도자의 길을 걸을 때, 그는 과감히 고알레 컴퍼니를 인수해 사업가로 변신했다. 이 대표는 "은퇴후 최고의 직업이 방송 예능인만 있어서는 유소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성공한 축구 선수 출신 기업인이 있어야한다 판단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당시 회사에는 비즈니스 수익 구조가 없었다. 그는 가장 먼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축구 영상 콘텐츠를 올리면서 구독자를 확보했다. 유튜브 시대가 열리자 '1세대 축구 전문 유튜버'로 이름을 알리면서 구독자 45만명을 모았다. 채널에는 아마추어 뿐 아니라 손흥민 황의조 등 프로선수들이 등장하자, 아디다스 퓨마 등 스포츠 브랜드들이 앞다퉈 손을 내밀었다. 마케팅 창구를 기반으로 본격적으로 축구 비즈니스를 확장했다.
'고알레' 성인 축구 트레이닝 모습.
'고알레' 성인 축구 트레이닝 모습.
그는 '유소년 축구 코치 플랫폼' 개발도 뛰어 들었다. 유소년 축구 클럽은 전국에 640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교육 내용이나, 코치의 정보, 리뷰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니 코칭 가격도 터무니 없이 낮다. 수년째 유소년 1인당 교육비가 월 7만원을 못 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월 150만원도 못 받는 코치들이 태반이다.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가 없는 현실이다.

단순히 축구 클럽을 입점 시키는 것이 아니다. 모든 코칭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 누구나 쉽게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만들면서, 마케팅은 플랫폼이 대신 해주는 구조다. 이 플랫폼을 통해 코치들도 제 값 받는 트레이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가격 경쟁을 시키는 것이 아닌 축구 코칭 생태계를 확장 시키는 플랫폼"이라며 "베타 테스트때 1주일 만에 전국 클럽 10%가 가입해 수요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플랫폼은 내년말 오픈 예정이다.

성인 축구 트레이닝 시장도 공략 중이다. 한국은 축구의 나라다. 국내에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330만명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 축구를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그는 한국 최초 성인 트레이닝 시장을 열었다. 전국 9개 도시에 훈련 포맷을 만들자 2년 만에 누적 회원수 6만명이 교육을 받았다.

한국의 트레이닝 시스템은 해외에서도 통했다. 태국 이어 연말에는 베트남에도 트레이닝 센터를 열 계획이다. 그는 "교육 비즈니스 뿐 아니라 △의류 △축구화 △티켓 △마케팅 △제품시장까지 확장할 계획"이라며 "올해 매출 20억원이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10월5일 이호 대표 인터뷰 전문

고알레 이호 대표
고알레 이호 대표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축구 통합 서비스 기업 고알레를 운영하고 있는 이호 대표(36)입니다. K리그에서 10년 가까이 축구 선수 생활을 하다 은퇴후 사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고알레 컴퍼니에서 함께 일을 했습니다. 비즈니스 수익 구조가 없어 힘들어 하자 인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드론을 이용한 아마추어 경기 영상을 촬영하다, 이후 축구 관련 콘텐츠를 만들면서 비즈니스를 확장했습니다."

Q. 어떻게 창업을 하시게 되셨습니까.
"평생 축구를 하다보니, 축구 관련한 사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유튜브가 없던 시절, 페이스북에 고알레 커뮤니티를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유튜브 구독자 45만명 채널로 성장했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했습니다. 전국 9개 도시에서 성인 아마추어 트레이닝을 시작하면서, 축구 교육을 운영했습니다. 이후 커뮤니티를 통해 고알레 팬들이 늘어났습니다. 현재 PB 의류 제품을 통해 축구팀 단체복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디다스, 퓨마 등 스포츠 브랜드들과 연간 계약을 통해 브랜딩 기획, 광고 마케팅도 하고 있습니다."

Q. 왜 사업가로 변신하게 됐나요.
"축구 선수들 대부분이 은퇴후에 삶이 힘듭니다. 축구 클럽을 운영한다고 해도 돈을 벌 수 없는 구조입니다. 전국에 수많은 클럽들이 이미 많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죠. 은퇴후 축구 선수들이 질 좋은 삶을 살아야 열정적인 교육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은퇴후에 축구 발전을 위해 이러한 플랫폼 비즈니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많은 국가대표 선수들도 함께 동참해 주고 있습니다. 프로 선수 황의조, 정우영 등도 고알레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입니다. 함께 사업을 운영중입니다."
'고알레' 성인 축구 트레이닝 모습.
'고알레' 성인 축구 트레이닝 모습.
Q. 축구 선수 출신 기업가는 생소합니다.
"축구 선수 출신 기업인이 성공한 사람 없습니다. 저는 코치·감독하기 싫었습니다. 지도자는 성향이 안맞았습니다. 평생 해오던 축구를 이용한 사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프로 은퇴후 최고의 직업이 방송 예능인만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큼 축구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가 현재 없습니다. 유명한 선수들도 은퇴후의 삶이 힘들지만, 빛을 못 본 선수들은 더욱 힘이 드는 상황이죠. 단순히 축구 코치만 해서는 돈을 벌 수가 없는 구조 입니다. 그 구조를 바꾸기 위해 창업을 했습니다."

Q. 유튜브 콘텐츠가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요.
"과거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오픈하자마다 5개월만에 구독자 20만명 넘었습니다. 유튜브로 시대가 바뀌면서 플랫폼을 옮겼습니다. 축구 전문 유튜버 1세대죠. 빠르게 그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를 만들다보니 아이디어가 계속 나왔습니다. 고알레 전체 직원 23명중 PD들이 6명 가량 있습니다."

Q. 비즈니스 롤모델이 있으셨나요.
"없었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면서 계속 찾았습니다.축구에 어떻게 접목 시킬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Q. 국내 시장 규모는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가요.
"국내 전체 축구 시장은 4조4000억원 정도입니다. 고알레는 교육 비즈니스 뿐 아니라 △의류 △축구화 △티켓 △마케팅 △제품시장까지 확장할 계획입니다. 올해 매출 20억원이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축구 관련 플랫폼을 꿈꾸고 계시다고요.
"축구 클럽 정보를 모은 축구 강습 교실계의 '배달의 민족'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축구 클럽 정보나, 코치 선생님들의 리뷰, 가격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기 힘듭니다. 전국에 유소년 축구 클럽 6400여개가 있지만, 제대로 된 비교를 할 수 조차 없죠. 폐쇄적이고, 직접 상담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제대로 된 유소년 선수를 키우려면 가장 먼저 이러한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현재 개발중입니다."
'고알레' 성인 축구 트레이닝 모습.
'고알레' 성인 축구 트레이닝 모습.
Q. 축구 코칭 플랫폼 앱에 대해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선 가격 경쟁을 시키는 플랫폼이 아닙니다. 지금도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축구 코칭 가격이 턱없이 낮습니다. 유소년 1인당 월 7만원을 받습니다. 다른 스포츠는 15만원인 상황인데 말이죠. 지금도 월 150만원도 못 버는 코치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축구 클럽을 입점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마케팅을 해주는 플랫폼이 목표입니다. 입점시 오히려 가격을 올릴 예정입니다. 클럽들이 더 많은 이익을 내도록 할 계획입니다."

Q. 더 강화하실 사업 분야는 무엇인가요.
"플랫폼 앱은 내년 말정도 출시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앱 오픈전에 베타 테스트를 했는데, 1주일 만에 전국 유소년 클럽 10%가 가입을 했습니다. 시장에서 니즈가 매우 큽니다."

Q. 성인 축구 트레이닝 시장을 공략 중이십니다.
"한국에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330만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성인이 되서 축구를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그들이 즐겁게 배울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어, 한국에서 최초로 성인 트레이닝을 시도했습니다. 월 13~15만원에 주 1회 2시간을 가르치고 있죠. 현재 누적 회원수 6만명에 달합니다. 코치들도 직접 교육하고 있습니다. 아마추어들을 가르칠 수 있는 훈련 포맷도 만들고 있습니다. 아시아 코칭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태국에서는 2년째 운영중입니다."

Q. 사업 하시는데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나요.
"좋은 인력과 능력 있는 사람들이 스포츠 기업으로 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축구에 대해 잘 알아야만 비즈니스에 뛰어들 수가 있죠. 스포츠 스타트업으로 성장은 한계가 있어 고민이 컸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을 영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CFO가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하려고 합니다."

Q. 투자유치를 받으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아직 IR을 한적이 없습니다. 회사와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할 투자자분들을 원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앱을 개발에 나서면서 투자를 받아야할지 고민중입니다."

Q. 앞으로 사업 비전에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로 타격을 받았지만, 이제 다시 본격적으로 성장하려고 합니다. 유튜브 채널을 기반으로 종합 스포츠 교육 플랫폼으로 키우는 것이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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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